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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뉴스룸에서] 구본무 표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불가능한가

김태균 경제산업부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 일반인들도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들어봤음직한 이 단어가 새롭게 다가온다.

이를 필두로 삼성의 개혁이 시작됐고, 20여 년이 지난 현재 삼성의 위상을 보면 경영자의 장기적인 안목이 기업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단지 기업경영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통한다. 중국의 고사에 '견리사의(見利思義)'가 있는 이유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면 먼저 그것을 취하는 게 옳은 지 생각하라는 뜻이다.

이런 차원에서 한때 우리나라 전자산업을 양분했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주주총회를 보며, 느끼는 소회는 남다르다.

두 회사는 모두 '슈퍼 주총데이'로 불린 지난 14일 주주총회을 개최했다. 이번 주총에서는 표면적으로 두 회사 모두 큰 이슈가 없었다.

삼성전자가 올해 등기이사 9명에게 지급하는 총 보수한도액을 작년보다 100억원 늘린 것이나, LG전자가 구본준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 것 정도가 이야기 될 만한다.

그러나 내면에 담긴 온도차는 상당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여전히 휴대폰 적자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LG전자의 차이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주주배당이라는 지표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이날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재한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보통주 1주당 지난해보다 84% 늘어난 1만4300원을 지급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29조원, 영업이익 37조원을 기록했다.

반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불참한 구본준 부회장을 대신해 정도현 최고재무책임(CFO) 사장이 발표한 LG전자의 현금배당은 주당 200원에 불과했다.

지난 2001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배당금이 각각 3000원과 1000원으로, 3배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해 보면 지금의 차이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후 20여 년간 LG전자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LG전자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지난 1999년 김대중 정부의 빅딜로 반도체 사업을 현대에 빼앗긴 것이 어려움의 시초라고 설명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게 전부라고 볼 수는 없다. 최근 겪는 어려움은 단지 반도체에 국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출구없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특히 문제는 미래다. IBM PC사업부와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한 레노버처럼 중국의 경쟁업체 중에 삼성처럼 장기적인 비전으로 무장하고 성장하는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CEO로 꼽힌 류촨즈 레노버 회장은 지난 2003년 강연에서 "기나긴 역사에서 20여년이란 시간은 한순간과도 같다. 그러나 레노버의 역사에서 지난 20년은 모진 비바람을 뚫고 이겨낸 세월이었다"며 "처음은 언제나 비전이다. 그것이 나와 조직을 이끌 것이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중요성을 늘 강조했다.

앞뒤로 끼어버린 형국인 '위기의 LG'에게서 구본무표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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