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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상장폐지 요시모토흥업이 주는 교훈



일본 최남단의 휴양지 오키나와현 일대에서 열리는 오키나와국제영화제는 시작 계기와 운영 방식 등의 면에서 전 세계 무수한 영화제와 차별화돼 있다. 태평양전쟁 당시 24만 명이 희생된 아픔을 품은 지역에 치유와 희망을 전하기 위해 '웃음'과 '평화'를 기치로 내걸고 시작한 코미디 영화제다.

이 영화제는 정부나 오키나와현의 지원을 받지 않고 일본 연예기획사인 요시모토흥업이 주관한다. 이 때문에 영화제만의 딱딱한 형식이나 근엄함을 피할 수 있다. 철저히 관객 참여형 축제를 표방해 영화 상영만을 하지 않고 요시모토흥업 소속 코미디언 600여 명이 오키나와에 집결해 공연을 한다. 이 때문에 영화제에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오사키 히로시 요시모토흥업 대표는 "일본에만 100여 개의 영화제가 있지만 엄격한 틀에 우리까지 들어갈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6회째를 맞는 올해는 규모와 관객의 참여가 더욱 커져 이 영화제만의 특화된 장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오키나와영화제가 이 같은 개성을 뚜렷하게 갖출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는 요시모토흥업의 상장폐지다. 오사키 대표가 취임한 지 2년 만에 내린 결정이다. 올해로 103년의 역사를 이어온 요시모토흥업이 상장한 지 약 50년 만인 2010년 자발적으로 상장폐지를 결정하자 당시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일본 유명 시사 주간지가 오사키 대표를 6주 연속 커버스토리로 다룰 정도로 사회적인 파장이 컸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맞먹는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는 오키나와영화제는 매년 적자를 보였고 요시모토흥업 주주들의 반발은 커져갔다. 하지만 영화제 설립 목표를 지키겠다는 뚝심 하나로 회사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장폐지라는 '용감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투자금 유치가 이전만큼 원활하지 않지만 요시모토흥업은 여전히 일본 최대 규모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주주의 눈치와 압력에서 자유로워지면서 보다 실험적인 시도로 대중으로부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한류를 등에 업고 상장에 목을 걸며 덩치 키우기에 혈안이 돼 있는 국내 연예기획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오키나와영화제가 한창인 요즘 국세청이 SM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으로 국내 연예계가 뒤숭숭하다. 다른 기획사들도 역풍을 맞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탈세 의혹이 불거지기도 하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한류와 국내 기획사에 대한 신뢰도에는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적을 막론하고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사업 목적은 대중의 즐거움에 있다. 요시모토의 상장 폐지가 목적을 잃고 흔들리는 우리 연예계에 주는 교훈이다.

/오키나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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