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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74>임진왜란 때보다 더 많아진 거북선

여수엑스포역 광장에 전시된 거북선 모형. /여수엑스포역 제공



지난달 전남 여수 연안여객터미널 근처에 거북선이 등장했다. 전체 길이 35.3m, 선체 길이 26.2m, 폭 10.6m에 달하는 '실물 크기' 거북선이라 한다. 건조사업에 착수한 지 5년 만이다. 얼마 전엔 여수엑스포역 광장에도 전체 길이 15m짜리 거북선이 자리를 잡았다.

사실 현재 한국에 존재하는 거북선의 수는 임진왜란 당시보다도 많다. 학계는 임진왜란 당시 건조된 거북선 수를 대략 5척에서 7척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지금은 전남 여수를 비롯해 통영·남해·창원 등 경남에 있는 거북선까지 모두 10척이 넘는다.

침투력 뿐만 아니라 특유의 방어력 때문에 굳이 주력 전투함인 판옥선보다 많이 건조할 필요성이 없었다는 거북선이 정작 21세기 들어 붐을 이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해역에 가까운 지방자치단체들이 너도나도 거북선 건조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거북선을 매개로 관광 수입을 늘려볼까 하는 생각과 지자체장의 업적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문제는 건조 비용이 만만치 않고 그마저도 엉터리라는 점이다. 지난달 준공한 여수 거북선 건조에 들어간 예산이 26억원, 앞서 경남도가 6척의 거북선을 짓는 데 쓴 돈은 123억원에 달했다. 그런데 모양도 제대로 고증되지 않은 상태고 계획과는 달리 수입 목재를 써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여수 거북선은 해상전시와 육상전시 사이에 갈팔질팡하고 있다. 심지어 경남도는 임진왜란 때 음식을 재현하겠다며 '이순신 밥상' 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예산만 받고 폐점하는 식당들이 속출하는 등 적잖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420여 년 전 사람들이 느꼈을 절망과 공포, 그리고 거북선에 걸었을 기대를 제대로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해도 너무 한 건 사실이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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