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를 삼성의 시대로 만들겠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올해 재계약 후 밝힌 말이다. 통합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한 류 감독이지만, 2014 시즌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철벽 마무리 오승환과 톱타자 배영섭이 빠진 자리가 너무나 커 보인다.
류 감독은 심지어 "삼성이 최약체"라고까지 말한다. 대신 류 감독은 "롯데가 우승 후보다. 장원준이라는 15승 투수가 더해졌고, 다른 전력도 탄탄하다"고 롯데를 강팀으로 꼽았다.
반면 김시진 감독은 "우리가 무슨 우승 후보냐. 아무리 선수들이 많이 빠져 나갔어도 삼성이 최강팀이다. 선수 면면을 살펴보면 특급선수들만 있지 않나. 외국인타자가 없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을 팀"이라고 말한다. 대신 롯데를 우승후보로 꼽는 말에는 손사레를 친다. 아직 전력에 구멍이 많다고 보고 있다.
정말 류 감독 말처럼 삼성은 올해 전력이 약한 것일까. 가장 큰 전력손실은 바로 오승환의 일본 진출이다. 2007년부터 삼성이 7회 이후 역전패를 당한 것은 단 9번뿐이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오승환이 있었다.
SBS 스포츠 김정준 해설위원은 "삼성에서 오승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크게는 30%까지 보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상대 팀 9회를 지워버린다는 것의 의미는 이처럼 크다.
류 감독의 불안감의 원인은 오승환 공백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자리를 안지만이 채울 예정인데, 그러면 이번에는 안지만이 맡았던 셋업맨 자리가 빈다. 심창민에 기대를 걸어 보지만, 류 감독은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2005년 이후 삼성은 5번 우승을 거뒀는데, 모두 오승환이 있었다. 결국 오승환 공백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류 감독의 '최약체' 발언이 엄살이 될 수도 있고,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 /취재협조=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