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의 2년차 발걸음이 가볍다. 애리조나와의 호주 개막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를 따냈다. 31일 샌디에이고와 본토 개막전에서는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으로 앞선 가운데 브라이언 윌슨이 홈런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경기였다.
두 경기를 살펴보면 '2년차 징크스'는 없어 보인다. 지난해보다 체중이 줄었지만 오히려 탄탄해진 몸을 보면 강해졌다는 인상을 풍긴다. 제구력은 여전히 정교하고 구위는 날카로워졌다. 직구는 의도적으로 높게 던지거나 몸쪽과 바깥쪽 구석을 이용하고 변화구의 높낮이를 이용해 타자들을 제압하고 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모든 구종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을 보였다. 위기에서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더욱 강력한 투구를 한다. 만루에서 거의 득점타가 없는 대신 병살이 많다. 볼을 낮게 던져 병살을 뽑아내는 능력은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이다.
정신적으로도 강해진 인상을 준다. 호주와 샌디에이고 경기는 모두 원정이었다. 한국인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이 있었겠지만 상대 팬들이 훨씬 많았다. 지난해 첫 경기는 긴장한 표정이 가득했으나 올해는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클레이튼 커쇼를 곁에서 보면서 깨닫고 배운 점도 있는 듯 하다.
류현진은 이제 돈 메팅리 감독이 믿고 맡기는 투수다. 호주 개막전은 잭 그레인키, 본토 개막전은 커쇼를 대신해 완벽한 투구를 했다. 다음달 5일 다저스타디움 홈 개막전 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다시 커쇼의 빈자리를 메우는 셈이 된다. 야구에서는 팀이 원할 때 제몫을 하는 투수를 '에이스'라고 부른다. 류현진이 그 에이스의 길을 가고 있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