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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는 이제 그만

지난 1일 화재로 전소된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손곡리 청림사 요사채. /원주소방서 제공



오늘로부터 정확히 9년 전인 지난 2005년 4월 4일 밤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강원도 양양 낙산사까지 밀어닥친 산불이 전각들을 하나둘 집어삼키는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중계되고 있었다.

헬기 10여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바짝 마른 풀과 나무, 그리고 강한 바람 때문에 불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특히 천년고찰 낙산사는 그 자체가 목조 문화재들의 집합소였기에 불은 그야말로 치명적이었다.

결국 낙산사 대부분이 불에 타버리는 데는 채 하루가 걸리지 않았다. 보물로 지정된 동종은 불에 녹아 아예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됐다.

사실 당시 산불은 규모가 엄청났다. 백두대간을 넘어오는 고온 건조한, 게다가 강력하기까지 한 바람 앞에서 현대의 소방시설조차 속수무책이었다. 낙산사가 제아무리 화재방지 노력을 했어도 당시 산불은 끄기가 어려웠을 것이란 이야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자연재해 앞에서 마냥 두 손 놓고 있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당시 강원도소방본부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도내 46개 전통사찰 4곳 중 1곳은 소방펌프차가 진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요즈음 들어서는 자연재해 외에 방화에 의한 화재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에 숭례문이, 2010년에는 부산 범어사 천왕문이 방화로 큰 피해를 입었다. 또 흥인지문을 비롯해 혜화문과 동묘, 그리고 수원 화성행궁과 성공회 강화성당을 대상으로 한 방화 시도도 잇따랐다.

다시 4월이다. 언제 화마가 닥칠지 모를 목조 문화재들을 더 없이 극진하게 살필 때다.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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