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20·연세대)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획득했다.

손연재는 5일(현지시간)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리스본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개인종합 둘째날 곤봉에서 17.550점, 리본에서 17.950점을 받아 전날 후프(17.900점)와 볼(17.800점) 점수를 더한 네 종목 합계에서 71.200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2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벨라루스·68.150점)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손연재는 네 종목에서 모두 기복 없는 경기를 펼치며 후프·볼·곤봉은 1위, 리본은 2위로 자신의 개인종합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러시아의 마르가리타 마문과 야나 쿠드랍체바 등 강자들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점이 작용하기는 했지만 세계 대회에서 절정의 기량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선수와 차별화 되는 성숙미에 있다. 올해 이국적인 아라비아풍의 '바레인'으로 음악을 바꾼 리본 종목에서 손연재는 아라비아의 무희로 변신해 풍부한 표현력으로 작품을 살렸다.

이 외에 올 시즌 새롭게 들고 나온 후프 종목의 음악인 루드비히 민쿠스의 발레 '돈키호테'의 곡, 볼 종목 음악인 마크 민코프의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에 맞춘 연기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손연재의 표현력은 리듬체조 국제심판 강습회에서 참고 자료로 쓰일 만큼 인정받아 왔다. 올 시즌에는 곤봉과 리본 루틴에 들어간 웨이브 등 다양한 연기 요소가 예술성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손연재는 올 시즌도 모스크바 그랑프리 후프·볼·리본 동메달, 슈투트가르트 월드컵 리본 은메달에 이어 시즌 세 번째 대회, 두 번째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금메달을 땄다. 월드컵 7연 속 메달 획득이다. 이런 기세를 몰아 인천 아시안게임 개인종합 금메달 목표를 이룰 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