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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캣우먼] 강남아이, 강북아이



Hey 캣우먼!

교복 입는 것도 죄스러운 요즘, 이기적인 고민 하나 보냅니다. 저는 외고에 다니는 여고생이에요. 학원가 아이는 아니고 그저 학교에 충실한 학생이었죠. 영어로 말 한 마디 제대로 못 하고 단어와 문법만 열심히 공부한 저로서는 외고 커리큘럼이 어려울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아이들과 실력 차이가 많이 났어요.

저를 더 괴롭혔던 건 강남과 강북의 경계에요. 잘 사는 집 아이들이 많았어요. 학교 행사로 교수인 친구 어머니가 강연을 하는 게 참 멋지다 싶었는데 저는 은연 중에 부모님을 원망하고 있었어요.

잘 사는 친구들, 덕분에 교육도 잘 받는 친구들 보면서 괜히 마음 아프고 혼란스러웠어요. 잘 하고 있지만, 때때로 드는 좌절감에 어찌 할 바를 모르겠어요. (젊음의 초상)

Hey 젊음의 초상!

젊은 나이에 세상의 현실 두 가지를 이미 파악하기 시작했네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와 '세상은 불공평해'. 지금부터 아무리 열심히 한들 외국생활을 거친 아이들보다 영어를 잘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평범한 부모님이 갑자기 교수가 될 수도 없습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우린 불공평하게 태어납니다. 위로는 한없이 더 위가 있고 아래로는 한없이 아래가 있습니다. 나보다 더 나아보이는 상대와 비교하면서 자신을 원망하고 세상을 환멸하면 괴롭긴 해도 한편으로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실망하며 자신의 한계를 본다는 건 현실을 직시하게 도와주기 때문이죠.

그리고 거기서부터 나의 진짜 '행동'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그저 나로서는 안 되는 걸, 비교해도 의미가 없는 걸 무작정 바라거나 조급히 채우려 들면 얻을 건 압박감과 자학 밖엔 없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할 수 없는 것을 분간하며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간 포기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더 집중하는 삶을 우리는 살아야 합니다.

젊을 수록 주변 또래들과 비교 안 하기 힘들테고 '난 이것 밖에 못하니까' '나에겐 뭐가 있지?'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나와 달라보이는 친구들도 속내도 당신과 똑같을 겁니다. (캣우먼)

/임경선 칼럼니스트 askcatwom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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