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살면서 관계를 맺게 되는 사람들은 직접 만나는 사람들이 전부였다. 참 안 맞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을 받을 때면, 소속감도 못 느끼고 내가 유별난 게 아닐까 침울했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도 다양하고 새로운 인간 군상들을 만나면서 '나만 이상한 건 아니구나'라는 위로를 얻고는 한다.
지난 삼 년간 나는 트위터라는 SNS를 일상적으로 애용해왔다. 다양한 SNS 중에 트위터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결성과 개방성, 그리고 자율성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140자 이내로 정치적 주장이나 외로움의 하소연이나 자기자랑 등 각자 하고 싶은 얘기를 제멋대로 한다. 구독하다가 내키면 반응을 보이고 그러다가 온라인 대화가 오가기도 한다. 대화가 중간에 끊어져도 '그런가 보다' 하고 만다.
글에 반응이 없더라도 개의치 않고 자기 목소리를 이어간다. 또한 누구의 글을 구독할지에 대한 부분도 다른 SNS에 비해 조금 더 자유로운 편이라 연결이 끊어졌다고 해서 그것으로 상처받는 일도 상대적으로 적다. 또한 익명도 가능해 소위 '계급장'을 떼고 같은 눈높이로 토론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트위터 선호의 가장 중요한 이유를 꼽으라고 한다면 새로운 사람들, 그것도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 때문이다. SNS를 통한 인간관계망을 구분하자면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원래부터 오프라인에서 친했던 사람들. 둘째, SNS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이지만 나와 가치관과 관점, 취향이 엇비슷해 금세 말이 통하고 공감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 마지막으로 셋째,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편 가르기형 경쟁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 서서 생각하게 하는, 건강한 자극을 주는 사람들.
나 역시도 익숙한 관계에 안주하며 낯설거나 이질적인 사람들에 대해 소통의 가능성을 쉽게 포기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호기심을 갖고 부딪쳐보고 그 타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경험을 참고하는 것이 사실상 SNS가 제공할 수 있는 가장 큰 효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임경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