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말처럼 '일심동체(一心同體)'이기 쉽지 않지만 개인회생이나 파산 신청때 보면 일심동체임을 실감한다. 대부분 남편 주도의 사업이나 무리한 주택구입으로 부인까지 어려움에 처한 경우가 태반이다. 남편이 여기저기서 빚을 끌어다쓰다 부인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고 도무지 갚을 능력이 안돼 부부가 같이 신청하러 온다.
50대 후반의 A씨는 사업실패로 부채 규모가 부부 합해 3억 원이 넘었다. A씨가 다시 취업을 할 전망은 별로 없다. 부인은 전업주부로 남편 탓에 빚을 진 것이다. 부부는 나란히 파산 신청을 했다.
그들은 집을 처분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30만원 셋집으로 옮겼다. 그래도 셋집이나마 얻을 돈이 있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는 부부의 긍정적인 생각이 좋아보였다.
어느 30대 부부는 집을 무리하게 사는 바람에 남편이 5000만원, 부인은 4000여만 원의 빚을 졌다. 남편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매달 소득이 있어 개인회생을 신청해 다달이 조금이나마 갚아나가기로 했다.
부인은 아이들 둘을 돌보느라 정규직으로 취직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로 버는 돈은 매달 50여만 원. 1인 생계비 60만 원에 미달하는 것이다. 30대 파산신청은 잘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이 부인은 양육 여건상 월 소득을 높이기도 어려웠다. 따라서 남편은 개인회생, 부인은 파산으로 각각 신청한 것이다.
세간에서는 남편과 부인이 각자 서로 다른 주머니를 꿰차고 재산다툼을 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러나 개인회생 파산 신청 창구에서 보면 부부가 같이 뭔가 일어서보려고 빚을 져서 들어온 안타깝지만 애틋한 사연들도 적지 않다.
<김현수 법무사 http: blog.daum.net law2008 /> www.lawshel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