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월드컵 컴백 무대는 동료들의 사고 수습만 한 채 씁쓸하게 끝났다.
포르투갈의 공격수 호날두는 17일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테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G조 1차전에 선발로 출전해 풀타임 경기를 소화했지만 명성에 한참 못 미치는 플레이로 팬들에게 아쉬움을 전했다.
호날두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득점왕에 오르고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등 자타공인 세계 최고 선수다.
그러나 호날두에게 기회는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고, 동료들은 독일 수비진을 뚫고 호날두에게 도움을 주기는 커녕 짐이 됐다. 호날두는 전반전 동안 양팀 선수 중 최소인 15차례만 공을 건드렸을 정도로 부진했다.
주장인 호날두는 연달아 터진 동료들의 파울에 점점 평점심도 잃어갔다. 전반 11분 브로노 아우베스가 페널티지역에서 파울을 하며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줬고, 페페는 토마스 뮐러를 머리로 가격하는 황당한 행동으로 퇴장을 당했다. 호날두는 결국 후반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나오자 격하게 항의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포르투갈의 주전 최전방 공격수 우고 알메이다는 허벅지 통증으로, 왼쪽 풀백 파바우 코엔트랑도 사타구니 부상으로 실려나갔다. 하울 메이렐르스는 심판의 등 뒤에서 손가락으로 욕을 하다 방송 카메라에 잡혀 출장 정지 등 추후 FIFA의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호날두는 홈 경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이날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4000여 브라질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동료들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채 0-4 패배로 고개를 떨궈야 했다. 그는 이날 경기 후 기자들이 기다리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막대한 전력 손실을 입어 호날두의 외로운 경기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