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러시아 전적 바뀌나'
홍명보 감독과 파비오 카펠로 감독의 선택은 엇갈렸다. 결과가 이들의 선택을 판정한다.
홍 감독과 카펠로 감독은 17일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서로 설전을 펼쳤다.
러시아 취재진이 '선수들이 한국을 너무 모른다'는 질문에 카펠로 감독은 "상대 선수들의 이름까지 일일이 외울 필요는 없다"며 "한국과는 예전에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선수들이 그 팀(한국)의 특징을 알면 족하다. 우리는 잘 준비됐다. 최적의 컨디션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홍 감독은 "한국식 이름이 외국인 입장에서 외우긴 어려울 것이다"고 응수했다.
두 지도자는 현역시절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선수였다. 4번이나 월드컵 무대에서 뛰었던 홍 감독은 '영원한 리베로'라는 별명을 얻으며 태극전사 투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카펠로 감독은 AC밀란과 유벤투스, AS로마 등 이탈리아 세리에A를 대표하는 명문팀에서 화려한 현역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지도자로 걸어온 길은 서로 달랐다. 홍 감독은 2006년 독일월드컵을 통해 지도자의 길에 입문했다. 이후 2009년 이집트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올림픽을 거쳐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차분하게 경험을 쌓았다. 반면 카펠로 감독은 AC밀란 수석코치를 거쳐 곧바로 감독으로 승진해 유벤투스와 로마 뿐만 아니라 레알 마드리드, 잉글랜드 대표팀 등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이는 결전을 앞두고 쏟아지는 질문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첫 경기를 앞두고 홍 감독은 "내일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후회없는 경기를 할 것으로 믿는다"며 "그동안 많이 부족했으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본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반면 카펠로 감독은 "우리는 최상의 준비를 해왔고 이미 한국과 평가전을 치른 적도 있다"며 "가장 큰 생일 선물은 한국전 승리"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팀 모두 최근 경기에서 후반 들어 급격하게 체력이 떨어지는 약점이 지적된 만큼 쿠이아바에서 어떤 경기 결과를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