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훈련재개 홍명보 분위기 메이커 자청
한국 축구 대표팀이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훈련을 재개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은 24일 브라질 이구아수에 차려진 훈련 캠프에서 회복훈련을 치렀다. 전날 알제리와의 H조 2차전에서 쌓인 피로를 푸는 프로그램이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전날 패배와 희박해진 16강 진출 가능성 때문에 침울해 있었다. 박주영, 이청용, 손흥민, 구자철, 김영권, 정성룡 등은 고개를 숙인 채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말 없이 훈련에만 집중했다.
팀의 처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나선 이는 홍명보 감독이었다. 홍 감독은 별도의 그라운드 회의를 생략하고 바로 훈련을 시작하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자청하고 나섰다. 선수들과 섞여 볼 뺏기와 미니게임을 했다. 처져 있는 선수들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직접 몸을 부딪치며 웃음을 보였다.
홍 감독이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선수들과 어울려 볼 뺏기와 미니게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위기 전환이 어떤 전술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서다. 또 이날 회복훈련을 취재진에 모두 공개하며 선수들이 패배의 우울함에서 벗어나 환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공개했다.
선발 출전자들과 별개의 조로 훈련에 참가한 이근호, 김신욱, 지동원, 박주호 등 백업요원들도 사기를 끌어올렸다. 좋은 슈팅이 나오면 탄성이 쏟아지고 간혹 웃음소리도 들리는 등 선발 출전자들보다 활력을 띠었다.
러시아전 선제골과 알제리전 도움을 기록하며 홍명보호의 확실한 조커로 떠오른 이근호는 "벨기에를 충분히 이겨낼 것"이라며 강한 결의를 보였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을 이겨낼 것이다. 최대한 집중해 정신적으로 무장하는 게 지금 가장 중요하다"며 "준비가 중요하다. 벨기에가 강팀이지만 우리가 준비를 잘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신욱도 굳은 각오를 밝혔다. 그는 "우리 선수 중에 포기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하면 기적이 일어날 것으로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2012년 K리그 울산 현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제패를 이끌며 탁월한 호흡을 자랑했다. 부동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부진한 까닭에 이들 콤비가 27일 벨기에와의 3차전에 선발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표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은 곽태휘는 "생각을 바꾸면 정신력이 바뀔 수 있다"며 "상황이 상황이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우리 선수들이 분위기를 반드시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