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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필의 청론탁설]시진핑 주석의 '無信不立' 메시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주 취임 후 처음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해 박근혜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차원 높은 동반자 관계를 다졌다. 우선 전례를 깨고 북한보다 먼저 우리나라를 선택했다. 정상회담 내용도 알차다.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핵개발을 확고히 반대했음은 물론 광복 70주년이 되는 내년에 한·중 항일 기념식 공동개최까지 제안했다.

아울러 양국간 FTA(자유무역협정) 연내 타결은 물론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개설, 영사협정 타결, 비자면제 확대, 미세먼지 감축, 재난구조 협력 등 두 나라 관심사항을 공동성명에 거의 담았다.

이제 한·중 두 나라는 수교 스물두 돌을 맞아 '성숙한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이러한 가운데 시주석은 특별한 메시지를 남겼다. 바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이라는 논어의 안연편(顔淵篇)에 실린 정치철학을 바탕으로 두 나라의 신뢰를 강조했다. 무신불립은 "믿음이 없으면 살아 나갈 수 없다"는 뜻이다. 자공(子貢)이 정치에 관해 묻자 공자는 "식량을 충족케 하고(足食), 군대를 충분히 하고(足兵),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다(民信)"라고 답했다. 자공은 어쩔 수 없이 한 가지를 포기한다면 무엇을 포기해야하느냐고 되묻자 군대를, 그리고 또 한 가지를 포기해야할 경우를 묻자 이번에는 식량이라고 답하면서 "예로부터 사람은 다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백성의 믿음이 없이는 나라가 서지 못한다(自古皆有死 民無信不立)"고 했다. 바로 백성의 믿음을 가장 중시했던 것이다. 이 말을 시주석은 언론기고를 통해 한·중 관계 신뢰외교의 기둥으로 삼았다.

이에 앞서 시주석은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특별히 친필 서예작품을 선물한 일이 있다. 당 나라 왕지환(王之煥)이 지은 5언 절구 4행시인 '등관작루(登?雀樓)' 내용 중 뒷부분인 "욕궁천리목(欲窮千里目) 경상일층루(更上一層樓)-천리를 보고 싶으면 누각을 한층 더 올라야한다"는 내용이다. 풀이하면 먼 미래를 내다보고 꿈을 키우자면 한 차원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를 특히 마오쩌둥이 즐겨 암송했다고 한다.

논어의 무신불립과 등관작루의 시를 시주석이 한·중 정상회담 주요 메시지로 정한 것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바로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제안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권은 무신불립의 정치철학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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