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9일 전경련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하반기 환율 전망과 대책'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경연 제공
현재 원·달러 환율은 균형환율보다 10% 이상 고평가돼 있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과거와 같은 외환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아시아금융학회와 공동으로 9일 서울 여의도 FKI TOWER 컨퍼런스센터에서 '하반기 환율 전망과 대책'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이같이 주장했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최근 균형환율 추정과 정책과제'란 주제 발표에서 "2010년 이후 2014년 1분까지 원/달러 환율의 평균적인 중기 균형환율 수준을 1124원으로 추정하며, 과거 1993년 4분기~1997년 3분기까지, 2006년 1분기~2008년 3분기까지 원/달러 환율이 균형수준에서 과도하게 이탈하는 등 고평가됨으로써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는 위기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오 회장은 "근년 들어 미국의 제로금리 지속과 일본의 아베노믹스 추진으로 인해 원화가 다시 고평가 되면서 지난 7월 7일 원/달러 환율은 1008.90원 까지 하락하는 등 5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였는데 이는 중기 균형환율 1124원에 비해 10.2% 고평가된 수준이다"며, "만약 하반기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선까지 하락하는 경우에는 11% 수준까지 고평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원화가 균형환율에 비해 고평가되는 현상이 중기적으로 지속되는 경우에는 1997년과 2008년 같은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가 2012년 6월 이후 절상되기 시작하면서 현재 51%의 절상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과거 1997년 30%의 절상률을 기록했을 때 외환위기가 초래됐고 2008년 외환위기 이전에 47%의 절상률을 나타내면서 외화유동성위기가 초래되는 등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권 원장은 "수출증가율 또한 2012년에 마이너스 1.3%로 추락한 후, 작년부터 2% 수준이 지속되고 영업이익이 악화되면서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러한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중소납품업체들로 확산되면서 고용이 어려워지고 소비가 줄어드는 등 내수부진으로까지 이어져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연초 1050원 선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던 원/달러 환율이 3월 말 이후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외국인 주식투자가 순매입으로 전환하면서 국내로 유입되는 달러의 증가세가 더욱 확대되고 있어 1000원 선 붕괴마저 우려 된다"고 분석하며, "특히 연말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기록할 경우, 수입물가 하락을 통한 내수 진작의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수출 감소를 통한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 올해 경제성장률도 약 0.21%p 정도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내수활성화를 통해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막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역발상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해 가계부채 상환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정책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실효적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투자심리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