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개막하기 전까지만 해도 한화 이태양이라는 존재를 알고 있는 팬들은 얼마나 있었을까. 무명에 가까웠던 그가 이제 당당히 에이스로 성장했다.
2010년 입단 이후 4년간 주로 2군에서 머물며 눈물 젖은 빵을 먹었던 그는 착실한 육성 단계를 밟아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투수난으로 고생하는 한화에 있어 이태양은 절대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과거 류현진에게 그랬던 것처럼 한화팬들은 이태양의 선발등판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태양은 올해 17경기에 나와 4승4패 평균자책점 4.36을 기록하고 있다. 팀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적지만 투구내용은 인상적이다. 선발등판 13경기 중 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다. 이 가운데 7이닝 이상 던진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이 5경기로 에이스급 투구. 7실점 이상 대량실점이 두 번 포함돼 있어 평균자책점이 갑작스럽게 올랐지만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하는 등 꾸준함에서도 돋보인다.
순천 효천고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전체 36순위로 한화에 지명받은 이태양은 그러나 2012년까지는 2군에 머물렀다. 2012년 1경기가 1군 등판의 전부. 이른바 육성 선수로 분류돼 실전 경기보다는 러닝부터 투구까지 기본을 잡는데 주력했다.
2군에서 끝없는 노력으로 이태양은 체격이 커졌고, 구속도 빨라졌다. 체중은 88~90kg에서 100kg까지 불었고, 구속도 130km대 중후반에서 140km대 중후반까지 붙었다.
이태양이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는 승리보다도 이닝이다.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최대한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싶어한다. 과거 한화 에이스였던 류현진이 그랬다. 마운드가 약한 팀 사정상 류현진은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며 팀 승리를 위해 던졌다. 팀 타선과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해 불운하게 승리를 날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의 이태양도 그 길을 걷는다.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불평불만 없이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간다.
감독 추천선수로 생애 첫 올스타에도 발탁된 이태양은 아시안게임이라는 더 큰목표도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것이다. 우완 투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대표팀에서 선발과 구원 모두 가능한 이태양의 존재가치는 크다. 8월 중순 최종 엔트리 발탁까지 남은 기간은 한 달.
이태양은 "발탁 여부는 하늘의 뜻이다. 나는 내 할 일을 하겠다.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보면 결과는 알아서 따라올 것으로 믿는다"고 다짐했다.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는다'. 이태양의 모바일 메신저 문구대로 그는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