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방문 없이 대출을 연장하는 직장인, 카카오톡으로 자녀 용돈을 보내는 학부모, 스마트폰 유심으로 전자 서명을 대신하는 대학생…
본격적인 스마트폰 금융이 열린다. IT와 금융 장벽이 무너지면서 은행은 종이 통장을 없애고 스마트폰 유심 칩은 공인인증서를 대신한다. 모바일 메신저에는 금융 결제 기능이 탑재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8월 1일 종이 통장이나 카드 발급 없이 계좌를 이용할 수 있는 '우리 모바일 통장'을 업계 최초로 출시한다. 기존에는 은행 창구와 자동화 기기에서 돈을 넣고 빼려면 종이 통장 또는 카드를 지참해 서명을 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민주홍 우리은행 스마트채널전략부장은 "모바일 뱅킹이 단기간의 계좌 조회·이체 기능만 제공한 것과 달리 모바일 통장은 거래 내용을 10년까지 기록하고, 메모장·가계부뿐 아니라 각종 입·출금과 대출 연장까지 가능하다"며 "증가하는 스마트폰 이용률 속에서 모바일 통장이 종이 통장을 대체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동종 업계 참여가 늘어나면 은행 비즈니스가 확대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공인인증서 대신 유심 칩으로
스마트폰에 내장되는 유심 칩은 금융 거래 취약점으로 지적되는 공인인증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지난 15일 통신사는 금융권과 함께 유심(USIM·가입자식별모듈) 칩 기반의 공인인증서 서비스인 '스마트인증'을 공동 출시했다. 공인인증서는 전자금융 거래 시 본인 인증을 위한 전자 서명 기능을 하지만 보안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PC와 USB는 해킹 위험성이 크고 보안토큰은 보안성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고 일반인에게 낯선 한계가 있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유심 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유심 칩 인증 방식을 보안 1등급 매체로 지정한 바 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유심 칩과 공인인증서를 일체화하면 외부 복제가 불가능하다. 이 서비스는 PC와 모바일 뱅킹 모두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각 통신사 앱 장터나 구글플레이에서 스마트 인증을 검색해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이용료는 한달에 990원이다.
◆가을부터 카카오로 송금·결제
모바일 금융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모바일 메신저는 전자 결제 시장에 보폭을 넓히고 있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업계 1위인 카카오는 금융 서비스 '카카오 간편 결제'와 '뱅크월렛카카오'를 초가을에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 간편 결제는 자신의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 놓고 상품 금액 결제 시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 카카오는 LG CNS의 전자 결제 시스템 '엠페이'를 채택해 공인인증서 없는 전자 상거래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는 카카오톡 등록 친구끼리 하루 최대 10만원을 보낼 수 있게 한다. 은행권은 상용화를 위한 수수료 문제를 검토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메신저 금융 거래의 보안 강화를 위해 금융 기관과 철저하게 준비 중"이라며 "각 서비스의 정확한 출시일은 미정이지만 3분기 중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