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새 경제팀의 광폭행보가 대단하다. 지난 7월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한데 이어, 최근 이를 뒷받침할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어 국회에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압박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통령도 2기 내각의 첫번째 국정과제로 '경제회복'을 언급할 정도로 힘을 싣고 있다.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방향은 재정과 세제, 금융 등 정부가 가진 모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한국 경제를 회생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심각한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있다.
특히 가계와 자영업자의 몰락,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한 심각한 내수부진 속에서 홀로 선전하고 있는 수출마저 꺾이면 성장과 물가, 수출과 내수, 가계와 기업 모두가 위축되는 '축소균형'에 빠질 수 있다는 게 최경환 경제팀의 상황 인식이다.
이를 볼때 하반기 최경환 경제팀의 과감한 재정ㆍ통화 정책이 거침없이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도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증시가 3년 만에 박스권을 탈출하고 실물경제에 호전 기미가 감지되는 등 청신호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과 금융시장은 벌써부터 우리 경제가 회복구도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실제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이 모습을 드러낸 지난 6월 실물경제에서 강한 반등 흐름이 감지됐다.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2.1% 늘어 2011년 3월(4.1%) 이후 3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
광공업생산은 2.9% 늘어 2009년 9월의 3.7% 이후 5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기종합지수를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월에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4월(-0.2p)과 5월(-0.4p)에 이어 3개월째 마이너스지만, 낙폭은 줄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로 전월의 -0.1포인트에서 상승 반전했다.
통상 6개월 정도 경제를 선행해 반영하는 증시를 보면 새 경제팀 출범을 기점으로 기대감이 상당하다. 코스피는 지난 7월29일 2060선까지 돌파한 이후 계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2060선을 넘어선 것은 2011년 8월3일(2,066.26)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이런 긍정적인 신호는 기저효과에 따른 반등이나 기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용한 것은 실물경제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를 인정한다. 새로운 경제팀이 6월에 내놓은 각종 발언이 긍정적인 경제신호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실물경제 흐름이 금방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과도한 성장 드라이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가계부채 증가, 재정건전성 악화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재계에서는 최경환 경제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새 경제팀의 정책방향이 단기적으로 경기활성화에 도움을 될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새 경제정책방향은 기업자금을 풀도록 해 이를 가계로 이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재계는 이에 따라 사내유보금에 대한 과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임금인상 요구 등에 반대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새 경제팀의 방향에는 일정정도 동의하지만, 재계를 옥죈다고 지금의 경제 어려움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의 간섭이 최소화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최경환 경제팀이 과감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여러 분야의 장애를 딛고 이를 일관성에 추진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