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남성그룹 JYJ(김재중·박유천·김준수)가 지난 9일 서울에 이어 16일 홍콩 공연을 열고 2014 아시아 투어에 돌입했다.
서울에서 한 회 3만 명을 동원하며 시작부터 화제를 모은 이들은 총 8개 도시에서 해외 팬들과 만난다. 투어에 앞서 발매한 정규 2집 '저스트 어스'는 12만 장을 팔아치웠고, 해외 7개국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공연계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고, 오프라인 음반 시장은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들의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2010년 팀을 결성한 이후 JYJ가 세운 숱한 기록들을 돌아보면 이번 결과가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또한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요즘 이들의 활약상은 그 중 일부에 그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성과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여러 악조건을 헤쳐왔다는 데 있다. 활동 기간의 상당 부분을 전 소속사와의 송사로 보냈고, 법적 분쟁을 끝낸 지금도 여전히 각종 제약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공연장 대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공공재인 전파를 탈 수 없다는 점은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가수들의 가장 큰 홍보 수단인 음악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여전히 요원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같은 제약은 JYJ의 성공에 중요한 동기부여가 됐다. 김준수는 홍콩 공연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5년째 방송활동이 전무한데도 팬들이 매번 공연장을 가득 채워주는 것을 보면 놀랍다. 방송 활동을 왕성히 했다면 그런 점에 감사함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고 했고, 박유천은 "수익을 먼저 고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늘 팬들에게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 왔다"고 말했다.
한국 대중문화가 세계화를 거듭하면서 제작·지원 시스템은 더욱 체계화되고 견고해 지고 있다. 덩치를 키워가는 연예 기획사들은 거대한 문화 권력으로 부상했다. 예술적 창의력 위에 힘의 논리가 문화계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JYJ는 이 같은 시대적 흐름 속에서 순수한 열정과 노력으로 힘의 논리에 맞서 왔다.
공평한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은 현 상황의 불만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야기한다.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없다면 유일한 선택 속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이 JYJ 세 남자가 살아온 방법이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불공정이 만연한 한국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외침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