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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호박은 마법의 열매

윤덕노 푸드스토리





서양에서 호박은 마법의 열매다. 마법 이야기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동화 신데렐라도 그 중 하나다. 계모의 구박에 시달리며 부엌에서 재를 뒤집어쓴 채 일하던 아가씨 신데렐라를 왕자와 맺어주는 도구 중 하나가 호박이다. 요정이 마술지팡이로 호박을 마차로 만들어 무도회장의 왕자에게 데려다주기 때문인데 요정은 왜 하필 호박을 마법의 마차로 만들었을까?

할로윈 행사에도 호박이 등장한다. 할로윈의 상징인 잭 오 랜턴은 커다란 호박 속을 파낸 후 도깨비 얼굴로 조각을 하고 그 속에다 초를 고정시켜 만든다. 고대 켈트족의 전설에서 비롯된 할로윈은 하늘나라로 가지 못하고 암흑의 세상인 구천을 떠도는 영혼들이 인간에게 나쁜 짓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다. 때문에 무서운 모습으로 조각한 호박 등(燈)으로 악령과 마녀를 쫓아 사람을 보호한다는 것이니 호박에 악령을 쫓는 마법의 힘을 담았다.



호박이 가진 마법의 이미지는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해리포터에서 호박주스는 마법세계의 청량음료다. 마법학교인 호그와트 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호박주스 마시면 금방이라도 마법의 힘이 생길 것 같은 이미지다. 반면 마법과 관련 없는 일반인들, 다시 말해 머글의 세계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호박주스를 마시지 않는다. 오렌지주스를 마실 뿐이다. 호박이냐, 오렌지냐가 마법의 존재 유무를 가르는 상징이 된다. 선악과하면 사과를 떠올리는 것처럼 서양동화에서 호박하면 마법이 연상되는데 호박은 왜 이렇게 마법의 이미지를 갖게 됐을까?

사실 호박은 옛날 유럽과는 관련도 없는 작물이다. 미주대륙이 원산지이기 때문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호박이 많은 사람을 구했다는 사실이다. 미국 정착민이 첫해 농사에 실패했을 때 원주민이 마법처럼 전해준 작물이 옥수수와 호박이었다. 호박이 처음 조선에 전해졌을 때도 가난한 농민은 호박으로 끼니를 삼았다. 혹시 호박이 배고픈 이들의 허기를 달래주었기에 마법의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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