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人 머니 산업 IT·과학 정치&정책 생활경제 사회 에듀&JOB 기획연재 오피니언 라이프 AI영상 플러스
글로벌 메트로신문
로그인
회원가입

    머니

  • 증권
  • 은행
  • 보험
  • 카드
  • 부동산
  • 경제일반

    산업

  • 재계
  • 자동차
  • 전기전자
  • 물류항공
  • 산업일반

    IT·과학

  • 인터넷
  • 게임
  • 방송통신
  • IT·과학일반

    사회

  • 지방행정
  • 국제
  • 사회일반

    플러스

  • 한줄뉴스
  • 포토
  • 영상
  • 운세/사주
오피니언>칼럼

[윤덕노의 푸드스토리]이보다 좋을 수 없다, 토란국





추석 별미인 토란(土卵)은 땅에서 나오는 알이라는 뜻이다. 생김새도 그렇지만 영양이 풍부해서 지은 이름이다. 추석에 토란국을 끓이는 것은 우리 전통으로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에도 "북어쾌 젓조기로 추석명절 쉬어보세/신도주 올벼 송편 박나물 토란국을/산사에 제물하고 이웃집과 나누어 먹세"라고 나온다.

윤덕노 푸드스토리



옛날 사람들은 토란을 무척 좋아했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도 토란예찬론을 남겼는데 향기는 용연(龍涎)과 비슷한데, 감히 금제옥회(金虀玉膾)를 놓고 소동파의 옥삼갱(玉糝羹)과 비교하지 말라고 했고, 하늘나라 음식 수타(??)의 맛이 어떤지 모르지만 지상에는 이보다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했다.

현대인은 듣도 보도 못한 음식과 비교하면서 토란국을 찬양한 것으로 풀이하자면 옥삼갱은 토란국이다. 토란 알갱이가 마치 옥을 삶아 놓은 것 같다며 지은 이름이다. 수타는 인도 천축국에서 전해진 음식으로 우유로 만드는데 맛과 빛깔이 아름다워 하늘나라에서 먹는다는 소문이 났을 정도다. 용연은 고대 향수의 이름으로 용이 흘린 침을 모아서 만든다. 금제옥회는 수양제가 먹고 감탄했다는 농어회로 진나라의 장한은 이 맛을 보기 위해 벼슬도 버리고 낙향했을 정도다.

정리하자면 마치 옥을 삶아 놓은 것 같은 우유 빛깔 토란국이 냄새는 향수보다 더 향기롭고 맛은 벼슬도 버릴 정도로 맛있다는 농어회보다 더 낫다는 소리다. 우리 옛 그림에도 토론이 종종 등장하는데 토란이 무병장수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유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없지만 토란에 대한 옛 사람의 인식을 보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것 같다.

옛날 사람들이 토란을 놓고 너무 호들갑 떠는 것 같지만 토란이 좋기는 좋은 모양이다. 영양도 영양이지만 토란은 전분 크기가 작아 다른 작물에 비해 소화가 잘된다. 한방에서는 위장의 운동을 원활하게 도와주고 열을 식혀준다니 과식하기 쉬운 추석 음식으로는 안성맞춤이다.

/음식문화평론가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Copyright ⓒ 메트로신문 & 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