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재미 있었나요? 한국은 고교 팀이나 다름없는 나라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그나마 긴장감 있는 승부는 대만과의 결승전뿐이었다. 8회 역전극으로 금메달을 따냈지만 눈물을 뿌렸던 군 미필선수들처럼 벅찬 감동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13명의 금메달 병역 미필자들은 유형무형의 엄청난 혜택을 누린다. 당장 장성한 남자들이 감내해야 할 2년간의 군생활을 하지 않는다. 단 4주 동안 훈련만 받으면 끝이다. 자식들을 군대에 보내놓고 가혹행위 등 각종 사건사고에 가슴을 졸이는 부모들은 부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FA 기한(고졸 9년, 대졸 8년)을 2년 앞당기는 효과가 생긴다. 2년 동안의 연봉은 물론 수 십억 원의 FA 몸값을 받아낼 수 있다. 병역걸림돌 없이 해외진출 기회가 열렸다. 야구재벌들이 줄줄이 나오게 생겼다. 군대를 갔다면 누리기 힘든 혜택이다.
처음부터 병역혜택에 너무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이 아쉬웠다. 엔트리 24명 가운데 미필자가 절반이 넘다 보니 언론이나 팬들은 병역혜택 여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병역혜택을 위한 대표팀이라는 이미지가 생기고 말았다. '대만을 두 번 이기고 제대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태극마크를 달고 땀 흘려 일구어낸 금메달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금메달은 자신의 노력으로만 따낸 것은 아니다. 국민들의 성원, 제도와 야구계의 물적 자산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하다. 때문에 이제는 혜택을 돌려주는 고민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견실한 플레이로 보답해야 한다.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봉사와 자선 활동도 강화해야 한다. 그저 병역혜택과 큰 돈을 벌기 위한 금메달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몸짓이 필요하다. 자칫하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무용론이 나올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