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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우먼] 노래방 도우미는 천한 직업인가요



Hey 캣우먼!

전 이직 준비를 하는 서른살입니다. 모아둔 돈은 있지만 엄마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받고 있어요. 아빠는 택시운전을 하시고 엄마는 노래방에서 일하십니다. 생활비 대부분을 엄마가 버세요. 저는 엄마가 카운터 보시는 줄 알았는데 가끔 도우미로 방에 들어가신댔어요.

그러면서 네가 생각하는 그런 나쁜 일 아니라며 제게도 그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하세요. 만감이 교차했어요. 엄마에 대한 수치심, 딸한테 그런 일을 권유하는 배신감. 오죽했으면 하는 속상함, 무능한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이해는 안 가지만 미워할 수 없는 엄마. 제게 일은 발전과 소통의 수단이었는데 엄마에겐 그저 돈벌이 수단이었나봐요. 직업에 귀천이 있나요? 있다면 우리 엄만 지금 천한 일을 하고 있는 거겠죠? (제주키위)

Hey 제주키위!

저는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해서 버는 돈 외에는 '천하게' 돈을 버는 일이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그 일을 더/덜 잘 하는 사람, 돈을 더/덜 버는 직업, 남들 보기에 더/덜 폼나는 직업, 선입견을 불러일으키는 직업 등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성매매업도 천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노래방도우미 마찬가지로 폭력이 개입되지 않도록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엄마는 권유를 한 것이지, 하라고 강요한 게 아니니 내가 하기 싫으면 단호하게 안 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엄마가 하는 일을 비난할 자격은 없습니다. 그렇게 일해서 번 돈으로 당신에게 금전적 지원을 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녀가 무엇을 해서 돈을 벌지는 그녀의 자율적인 선택이자 책임의 테두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내 상태도, 엄마가 하는 일도 떳떳해 보이지 않을 때는 우선 나 자신의 상태부터 해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업과 일의 대부분이 돈벌이의 수단입니다. 저는 많은 젊은이들이 '일을 통해 자아실현을 해야 한다'는 아름다운 강박에 매몰돼 일의 선택에 까다로워지는 것이 걱정됩니다. 돈을 벌어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은 천박이 아니라 신성에 차라리 가깝습니다. (캣우먼)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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