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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봉의 도시산책]엉뚱한 곳에 세워진 표석



영화의 기록이 놀랍다. 역대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68만)에 최단기간 100만 돌파(2일), 최단기간 1,000만 돌파(12일) 등 한국영화사에 없던 신기록을 잇따라 세워나가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가 투자와 배급, 상영을 도맡아 맡으면서 힘을 얻었다고는 하지만 놀라운 수치임엔 틀림 없다.

덩달아 이순신장군 관련 현장을 찾는 여행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명량해전의 현장인 전남 해남 울돌목이나 거북선을 만들던 여수의 선소(船所), 이순신을 선양하기 위한 사당인 충남 아산 현충사 등이 때 아닌 관람객 홍수를 맞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디테일'을 들여다 보면 안타까운 면도 없지는 않다.

이순신 장군은 지난 1545년 한성부 건천동에서 태어났다. 지금의 서울시 중구 인현동 일대로, 충무로역과 을지로3가역 사이에 있는 명보아트홀 앞에 가면 서울시가 세운 '충무공 이순신 생가터' 표석을 만날 수 있다.

그런데 표석이 서있는 자리는 엄밀하게 말해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이 아니다.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은 지금의 인현동1가 31-2번지, 바뀐 새도로명 주소에 따르면 서울 중구 을지로 18길 19호로 표석이 있는 곳에서 200여 미터 떨어져 있다. 표석이 엉뚱한 곳에 놓여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가 표석을 엉뚱한 대로변에 설치한 이유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함께 써놓지 않아 시민들로 하여금 역사적 장소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뿐만 아니라 세종로의 경우만 하더라도 조선시대 한성부와 호조, 기로소와 우포도청 터를 알리는 표석의 위치가 잘못되어 있다. 또 남산 중턱의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 서있는 '조선총독부 청사 터' 표석과 '김익상 의사 의거터' 표석은 본래 함께 세우거나 내용을 합쳐야 의미가 통할 텐데 따로 나눠 설치함으로써 시민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울시가 표석을 설치한 이유는 국제적 이목이 집중된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교육적인 자료로도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약 30년이 흐른 지금, 서울 시내에 산재해 있는 320여 개의 표석들은 표석의 형태와 재질, 문안의 형식 등이 모두 제각각인 데다 내용상의 오류마저 적지 않다.

/'다시,서울을 걷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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