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저는 결혼 3년차, 18개월 아기를 둔 주부입니다. 결혼 후 시간이 흐를수록 시부모님께 서운한 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식하는 자리에서도 저는 아기를 한 팔에 안고 한 손으로 식사를 하는데 시아버지는 제 쪽에 있던 음식을 시누이 쪽으로 옮긴다던가, 시어머니는 제 생일은 모르시면서 아들 생일은 챙기라고 미리 연락만 하십니다. 이런 일들에 대한 서운함을 남편에게 얘기한 적은 없어요. 저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며느리 자유선언)
Hey 며느리 자유선언!
신랑의 부모님은 내 부모님이 될 수 없으며 나 역시 그들의 딸이 될 수 없습니다. 이것을 착각하는 순간부터 결혼생활이 피곤해집니다. 자식 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면 자식 같은 효녀 노릇도 그만큼 해야 하는 건데 그럴 바엔 차라리 투명인간 취급 당하는 며느리의 입장이 낫습니다. 게다가 시어머니가 내 생일을 알고 챙겨주는 것은 상상만 해도 번잡스러운 간섭 아닙니까?
분명히 말해두죠. 시부모님이 가장 사랑하는 것은 당신도, 그들의 어린 손주도 아니고, 오로지 자식인 남편과 시누이인 것입니다. 특히 지금 18개월의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어린아이를 키우다 보면 힘들어서 시댁 식구들의 무신경한 행동 하나하나가 거슬리기 쉽지만 일단 결혼을 했다 하면 시댁 식구가 그 어떤 세련되지 못한 행동을 하든 간에 그것을 흘려 넘길 정도의 멘탈이 필요합니다.
시부모님께 인정이나 애정을 바라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습니다. 간섭하고 통제하고 매달리지만 않아도 다행이라고 생각하시고 솔직히 같이 안 사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늘 하는 얘기지만 시부모님은 근처에 사는 기본적인 예의와 적절한 거리를 두고 사는 아파트 이웃 어르신의 느낌으로 접하는 것이 최고입니다. 살면서 가장 영양가 없는 게 시댁 스트레스이며 이 정도 거슬림은 그러려니 놔줘도 되는 레벨. 꽝꽝. (캣우먼)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