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먼저 들뜨는 12월이다. 이미 송년회나 망년회 약속으로 벌써부터 일정이 빡빡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칫 무리하기 쉬운 때인 데다가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합쳐지면 여기저기 감기를 달고 사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푹 쉬지 못하고 아침저녁으로 냉기에 노출되다 보니 몸 관리가 어려운 것이다.
특히 몸 상태가 나빠지면 평소 약했던 부위가 말썽을 부리기 마련이다.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불량이 생긴다거나, 폐가 약한 사람은 기침이 계속 나기도 하고, 장이 약한 사람은 설사가 잦아지기도 한다. 감기가 나아가는 시점일수록 약한 장기를 보(保)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않은 경우 전체 면역력이 약화돼 감기기운이 오래 지속되기 때문이다.
감기에 걸려도 땀이 잘 안 나고 기침가래가 많이 생기면 폐와 기관지가 약한 경우가 많다. 감기 기운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몸 관리에 소홀해지면 폐렴이나 기관지염으로 발전하기 쉽다. 이런 사람들은 오미자를 진하게 우려내 마시면 좋다. 오미자는 폐를 튼튼하게 만들어 기침·편도선염·만성기관지염·인후염을 누그러트린다.
감기에 잘 걸리지 않는 편이지만 한번 감기에 걸리고 나면 피로감이 심해지고 컨디션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평소 간 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 때는 모과를 끓여먹으면 좋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모과는 간에 작용해서 뼈와 힘줄을 보한다고 기록돼 있다. 말린 모과를 끓여마시거나 꿀에 재운 모과차를 이용해도 좋다.
평소 자주 체하고 몸이 찬 사람들은 감기가 나을 때쯤 설사나 소화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말린 생강을 끓여 먹거나 뜨거운 물에 갈아놓은 생강을 한 티스푼 정도 넣어 마셔주면 좋다. 몸에 남아있는 냉기를 몰아내고 위장을 활성화 시켜준다.
특히 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 중에는 예민한 사람들이 많다. 그 결과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몸의 회복이 더뎌 감기를 달고 살게 된다. 자기 전에 생강과 대추를 씨째로 넣어 끓여마시자. 허약해진 기력을 북돋아줄 뿐더러 예민해진 신경도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
김소형 한의사(bonchotherap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