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도 해외 출장을 간다. 다른 직장, 직종과 마찬가지로 공무로 가는 경우 당연히 항공권과 여비가 나온다.
장관급 대우로 비즈니스석이다. KTX나 비행기 이용이 공짜라는 설도 인터넷이나 일부 언론사 뉴스에 떠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지역구 관리 때문에 KTX, 국내선 항공기 이용이 잦은데 요금은 당연히 지불한다. 물론 연단위 교통비가 지급되지만 실제 쓰는 비용보단 한참 모자란다. 따라서 정치 후원금 등으로 모은 정치자금도 주로 교통비에 많이 쓰인다.
공항에서 VIP대우를 받는 건 맞다. 입출국 절차가 간단하고 귀빈실을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을 가지고 문제삼는 이들도 많은데 대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원이 VIP대우를 받는 걸 욕하는건 국민 스스로 자기비하 하는 꼴이다.
올해 초 야당에선 귀빈실을 이용하지 말자는 혁신 방안을 내놓고 당시 김한길 대표 등이 실천을 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의원 자율에 달려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특권 내려놓기란 명목으로 나온 여러 안 중에 공항 귀빈실 이용 금지는 정말 쓸데 없는 포퓰리즘 방안이다.
국민의 대표가 장차관급 공무원 수백명이 받는 대우를 굳이 버릴 필요가 있는가. 국회의원이 차관급 공무원보다 못하단 건가.
해외 출장이 외유성이라는 비판 때문에 점점 의원 외교 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떳떳한 공무 출장임에도 기자들이 알지 못하도록 입단속을 하고 조용히 다녀오는 경우도 있다. 이건 문제다. 의원 외교는 국회 활동의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은 해외 출장 자체가 정치 기사에 부정적 소재의 단골로 쓰이다보니 출장을 기밀 취급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다. 제 역할을 하느냐가 문제다. 귀빈실, 비즈니스석 사용, 해외 출장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국회의원은 앉아서 공부하고 서류 작성하는 것이 주업무가 아니다. 가끔 국회도서관에서 책만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례가 '공부하는 모범 의원'이라며 미담기사로 나온다. 본질이 뒤바뀐 것이다. 의원도 공부가 필요하지만 전문적인 부분은 보좌 조직의 조력을 받아 의정 활동을 하는 것이다. 입법조사처, 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보좌진의 존재 이유가 그것이다.
의원이 신경 못쓰는 부분을 챙기고 자료 조사하고 결과를 도출해 보고하면 의원은 그것을 바탕으로 결론내려 의정 할동에 반영한다.
국민들을 직접 만나고 청취하고 다니며 뜻을 모아야한다. 거기에는 외국사례 분석, 국제기구 방문 등 직간접 경험도 꼭 필요하다.
여야가 혁신안을 내놓으며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나친 면도 많다. 포퓰리즘이고 단시안적이다. 포퓰리즘은 민주공화국의 적이다. /유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