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캣우먼!
청소년 시절 잠깐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그게 큰 상처로 남아 지금도 마음 아플 때가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 성인이 된 후 연락해 만났지만 전 여전히 그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저는 남자와는 그렇게 잘 지내는 편이 아닙니다. 나 자신이 인기 없는 여자라는 생각, 사랑 받아야 할 여자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속상할 때도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왜 꼭 이성으로 잘 보여야 하나 싶으면서도 예쁘고 싹싹한 사람이 사랑 받는 걸 보면 괜히 제가 못난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 이런 생각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저의 콤플렉스가 원인인가요? (제주감귤)
Hey 제주감귤,
청소년 시절의 아픈 실연은 성장통을 겪으면서 누구나 심장 한 구석에 아린 추억으로 남기면서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그리고 대개는 그 시절을 현실로 가져오질 않습니다. 환상이 깨진 후의 구질구질함을 다신 겪고 싶지 않으니까요. 그런데도 당신이 성인이 돼 다시 연락해 만났다는 것은 자신의 자존심을 오로지 그 남자의 인정을 통해서만 회복하겠다는 심보입니다. 하지만 단단한 자존감은 타인의 사랑이나 인정을 통해서만 얻어지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의존은 타인에게 휘둘리는 것을 허락한다는 의미입니다.
예쁘고 싹싹한 사람? 미인도 아니고 성격이 내성적이어도 매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남들에게 인기 있고 사랑 받는 것보다 내가 상처받더라도 자발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의지를 가지고,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더 깊은 충족감을 줍니다.
사람은 사람으로 잊어야 한다지만 예전 사람과 겪은 아픔을 새 사람과 반복하지 않으려면 그 사이 공백을 두고 나를 직면해야 합니다. '어차피 나는 안 될 거야'라는 부정적인 마음으로 나를 변화시킬 동력도 없는 상태로 세상 탓, 남 탓할 거리만 찾는 당신은 그런 '생각'만 하니까 문제인 거지요. '생각'만 하는 동안에는 무엇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를 바꿀 '행동'을 일으켜야 자유로워지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겠지요. (캣우먼)
임경선 칼럼리스트(askcatwoman@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