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채용 규모가 급속히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내 인사 적체가 심각한데다 지점 통폐합, 온라인뱅킹 활성화 등으로 필요 인력이 줄어든 영향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기업, 외환은행 등 7대 시중은행의 올해 4년제 대졸, 전문대졸, 고졸 채용 등을 합친 정규직 신규 채용은 총 1918명으로 지난해 2235명에 비해 14.2% 급감했다.
특히 외환은행은 올해 신입사원을 한 명도 뽑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84명에 달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의 통합 등을 고려해 올해 신입사원을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환은행과의 조기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하나은행도 올해 상반기에 채용을 하지 않고 하반기에만 118명을 뽑았다. 지난해 상반기 119명, 하반기 83명 등 202명을 채용한 것에 비하면 반토막난 셈이다.
기업은행의 올해 채용 규모도 220명에 그쳐 지난해 411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또 시중은행 중 최대의 인력을 뽑는 농협은행도 신규채용 규모가 지난해 567명에서 올해 540명으로 줄었다.
우리은행의 올해 채용인력은 400여명으로 지난해와 비슷하며 신한은행은 300명으로 지난해와 같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유일하게 국민은행이 지난해 271명에서 올해 330명으로 늘렸다.
은행권의 내년 채용 전망도 밝지 않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내년 초에 조기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후 지점 수는 952개, 직원 수는 1만7000명에 육박한다.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하지만, 경영진은 노조에 "통합 후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한 상태다. 결국 신규채용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다른 은행들도 과장급 이상 관리자 비중이 전체 인력의 60%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인사 적체와 인력 과잉 문제를 갖고 있어 올해보다 신규 채용을 늘리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