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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노의 푸드스토리]양꼬치와 을미년의 오감만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는 한자인 아름다울 미(美)와 향기로울 향(香)자에는 한 가지 공통된 의미가 있다. 엉뚱하게 두 글자 모두 맛있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미'는 시각적으로 보기에 좋다는 감각이고 '향'은 후각적으로 냄새가 좋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어떻게 두 글자가 동시에 전혀 이질적 감각인 미각적으로 맛이 좋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한자를 풀어 보면 알 수 있다. 아름다울 미(美)는 양(羊)이라는 글자 아래에 큰 대(大)자로 이뤄져 있다. 2,000년 전의 한자 사전인 「설문해자」에서는 아름답다는 말은 곧 맛있다는 말과 통하는데 양이 크다는 말에서 나왔다고 풀이해 놓았다.

양은 고기와 털을 제공하고 하늘에 바치는 제사에도 쓰는 유용한 동물이었다. 그러니 요즘 어린 아이들이 하늘만큼 땅만큼 좋다고 말하는 것처럼 옛날 사람들은 커다란 양만큼 좋다고 표현했던 모양이다. 아름다울 '미'자가 만들어진 내력이다. 양고기를 주로 먹는 유목 문화의 산물이다.

향기로울 향(香)자는 벼 화(禾) 아래에 해를 뜻하는 날 일(日)자로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본래의 글자는 기장 서(黍)자 아래에 달 감(甘)자로 구성된 글자다.

벼농사를 짓지 못했던 고대 북방에서는 쌀 대신 좁쌀처럼 생긴 기장이 주식이었다. 때문에 밥을 지을 때 기장 삶는 냄새가 가장 달고 향기롭게 느껴졌다. 그래서 주식이 되는 곡물인 기장 '서'와 달고 맛있다는 뜻의 '감'이 합쳐져 향기로울 '향'자가 만들어졌고 그 속에 맛있다는 의미가 포함됐다. 곡식을 중심으로 식사하는 농경 문화권에서 생겨난 글자다.

그러고 보면 잡곡밥에 양꼬치 구이를 먹으면 이질적 문화의 통합은 물론이고 시각과 후각에 더해 미각까지 합쳐졌으니 최고의 식사가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달콤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 촉각에 청각까지 더해져 완전 오감만족이다. 을미년 양띠 해를 아름답고(美)고 향기롭게(香) 보내는 방법이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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