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여론과 시중여론은 다르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열성지지층이 주도하는 인터넷여론은 왜곡되기 마련이다.
오는 2월 8일 열리는 새정치연합 전당대회를 둘러싼 민심과 당심도 다르다. 언론에선 문재인 후보가 당권을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처럼 예측하지만 그렇게 쉽게 되진 않을 것이다.
호남의 반문(反문재인) 여론을 중앙에선 잘 모르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당원 상당수는 호남 출신이거나 호남 거주자임을 부정할 수 없다. 전당대회의 선거인단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일반당원 10%, 국민 15% 로 구성된다. 대의원, 권리당원 등 핵심 당원들은 친문재인보다는 친박지원이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문 후보 측에서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려 노력하고 향후 모바일 정당화 운운하며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들의 투표 기여도를 높이려 하는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다.
이번 전당대회의 관전 포인트는 10여년 만에 재현되는 친노와 비노의 물러 설 수 없는 싸움이다. 그래서 전당대회 후유증으로 당이 깨질 거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문 후보가 대표가 됐을 경우에 분당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전망들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10여년 전 새천년민주당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으로 갈라 섰던 빽바지(친노) vs 난닝구(구민주계)사태의 재연이 된다. 10년 전엔 빽바지가 나가고 난닝구가 남았지만, 만약 이번에 분당한다면 빽바지가 남고 난닝구가 나가는 모양새가 연출될 것이다.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후보는 연일 지방을 돌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지만 호응이 크지 않고 국민들의 관심 밖이다. 향후 정권 교체 여부와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가 관심을 못 받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새정치연합의 향후 2년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기로인데, 바로 내년 총선과 2017년 대선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어서는 지도부가 향후 총선과 대선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지난 2012년 전당대회도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당시 총선을 코 앞에 두고 한명숙 체제가 들어섰고 계파공천 파문으로 총선은 어이없이 패배했다. MB실정에 대한 반감으로 무조건 유리하다던 그해 말 대선도 무력하게 내줬다.
당의 존재 이유는 집권을 위해서다. 그렇다면 당원들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누구에게 대표 자리를 줘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후보들은 서로 자신만이 승리를 가져 올 수 있다고 하지만, 당생활 오래한 당원들은 각자가 정치9단이다. 국민은 속여도 당원은 못 속인다는 말도 있다. 당원들의 머릿속은 지금 복잡하다.
당원들의 계산이 잘 떨어지도록 정리를 명쾌하게 해주는 후보가 당대표가 될 것이다. /유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