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 때 박근혜 대통령은 '복지공약 종합선물세트'로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유의 복지 아젠다를 빼앗긴 야당 후보가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냐"고 묻자 "그래서 제가 대통령이 되려는 거 아닙니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후 '증세 없는 복지'는 박근혜정부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정책기조가 됐다.
2015년 2월 4일 박근혜정부의 경제사령탑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긴급현안 보고에서 "복지를 확충하되 새로운 세목 신설이나 세율인상은 가능하면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올려서 하는 게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증세는) 국민적 공감과 동의를 얻어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마지막 수단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 없다'는 박 대통령의 말은 2년여 지난 시점에서 최 부총리의 입을 빌려 '정 안 되면 증세하겠다'는 말로 바뀌었다.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는 사실상 이미 파기됐다는 비판도 많다. 여당 내에서조차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최 부총리 발언에 앞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담뱃값을 느닷없이 2000원 올려 2~3조원 더 거두어들이고 연말정산 느닷없이 해서 2~3조원 거두어들이고 (모두) 5~6조원을 더 거두어들였으면 그것이 증세지, 서민들이 정부에 후원금을 준 것이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인정하고 복지 부분을 다시 손을 대든가 해야지 서민 주머니의 돈은 나갔는데 그 돈이 정부로 흘러들어갔는데 증세는 없다 이렇게 말하면 나라가 안 된다"고 했다.
이날 최 부총리의 입에서 '최후의 수단'이라는 단서가 달리긴 했지만 일단 '증세'가 언급된 이상 실제 증세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우선 추진한다는 '지하경제 양성화'는 대선 때부터 나온 말이지만 효과는 없다는 게 증명된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박근혜정부 2년 동안 종합소득세 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2013년 11조1000억원으로 이명박정부 말기보다 9.7% 증가했지만 2014년 11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증가에 그쳤다. 20~30%대인 이명박정부 말기에 훨씬 못미친다. 종합소득세는 고소득자의 탈세 등 지하경제 양성화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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