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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트렌드 읽기] 문화의 업그레이드



대학로 배우는 생활이 팍팍하다. 몇 달 걸친 공연 준비에 시간과 열정을 쏟아 붓지만 그 대가로 손에 쥐는 벌이는 크지 않다. 제법 경력이 있고, 지명도가 있어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연극이란 게 절대 시간을 소비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어떤 배우는 몇 달간 연습하고도 정작 무대 위에서는 보름을 넘기지 못한다. 창작지원을 받은 공연의 대부분이 그렇다. 연극배우가 무대를 지키면서 다른 벌이를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대학로는 이들로 뜨겁다.

뮤지컬은 현대인의 럭셔리 문화로 자리 잡았다. 뮤지컬 배우로 유명해진 연예인(?)의 공로도 있지만 유명 영화배우나 탤런트, 가수의 출연이 한 몫 했다. 티켓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고, 입장객도 늘었다. 공연의 종류도 다양해졌고, 관련 이벤트와 홍보도 활기차졌다. 그 만큼 출연 배우간의 생활격차도 커졌다.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면서 공연의 인기는 높아졌지만, 그들의 막대한 출연료 덕분에 나머지 배우들의 수입은 그저 그런 수준이 됐다. 몇 명의 배우를 뺀 나머지 배우들은 틈만 나면 오디션을 다니느라 신발밑창이 닳을 지경이다.

영화배우의 삶은 과거보다 훨씬 나아진 것처럼 보였다. 소위 조연이라는 자리에 있었던 배우들의 인기가 주연을 능가하며 바람직한 영화인세계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또 한국영화의 인기가 헐리우드 영화의 인기를 능가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스크린쿼터제 등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영화인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관객들은 어느 새 한국영화의 힘을 인정했고, 그 잠깐 사이에 또 다시 한국영화의 어설픈 제작 현실이 드러나 눈살을 찌푸렸다. 시나리오의 복제, 기획과 연출의 괴리를 알아 채는 관객을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업그레이드란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잠깐 동안 보여지는 어떤 힘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근원적 에너지의 상승이 이뤄지고, 그로 인해 나타나는 전면적인 수준의 상승이다. 이는 결코 다시 무너지거나 약화되지 않을 때 의미가 있다. 문화의 업그레이드 역시 다르지 않다. 연극, 뮤지컬, 영화와 같은 컨텐츠 산업의 부흥이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그 안에서 끝없이 자신을 태우는 이들에 대한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 그들은 인기 연예인이 아니라 예술인이 되길 원한다.

/인터패션플래닝(www.ifp.co.kr)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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