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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호일의 항공세상] 해경헬기 추락사고와 비행착각(Vertigo)

이호일 중원대학교 항공대학장



안타까운 일이 또 일어났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에 있는 맹장염 수술이 필요한 7살 어린아이를 구하기 위해 악천후 속에서 출동한 해경 헬기가 바다에 추락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13일 오후 8시 27분께 가거도 방파제 남쪽 인근 해상에서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 B-511 헬기가 추락했다고 한다.

가거도 주민과 공무원들은 짙은 해무 속에서 헬기가 접근하는 소리를 듣고 방파제에서 손전등을 들고 착륙을 유도했다.

하지만 짙은 해무로 불빛을 보지 못했는지 선회 후 재착륙을 시도하는 것 같았다.

선회시도 5초 정도 지날 즈음에 헬기 충돌방지등 불빛이 바다로 뚝 떨어졌다고 한다.

응급환자 어린이는 어머니, 교사, 간호사와 함께 어선을 통해 해군 3함대 함정으로 인계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구 500명가량의 가거도는 목포에서 4시간 30분 동안 쾌속선을 타야 닿을 수 있는 곳이다.

섬 지역 응급의료 전용헬기인 닥터헬기에 조차 외면 받아왔던 섬이라고 한다.

사고 헬기인 B-511 헬기는 프랑스제 8인승으로 인명구조장비를 장착한 팬더(Panther) 기종이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 처음으로 도착해서 단원고 학생 일부를 구출했던 헬기다.

야간 항법장비, 자동비행장치, 전자동 엔진조종장치, 응급의료장비, 탐색구조장비와 인명구조인양기(Rescue Hoist) 등을 탑재하고 있는 인명구조 전문 헬기다.

사고 헬기가 추락한 원인은 짙은 해무로 착륙지점 못 찾아 재착륙 시도를 위해 상승 중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

짙은 안개 속이라면 항공기 상승자세 판단을 못해 비행착각을 일으킨 상태에서 한쪽으로 경사져 바다에 추락했을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평형을 유지하는 삼반규관이 귀의 내부부분, 즉 내이內耳)에 위치해 있는데 착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착각은 언제든지 조건이 되면 발생하고 인간으로서 일단 발생된 착각은 회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 등 인체의 감각을 느끼는 부분과 함께 비교해 판단하고 착각이 발생할 것을 미리 예상하고 있으면 몸이 한쪽으로 꼬이고 불편하더라도 평형유지를 정확하게 할 수 있다.

지상에서 착각은 다른 고정물체와 비교함으로써 쉽게 회복되지만 공중에서는 고정물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더욱 회복이 어렵다.

더구나 짙은 안개속이라면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한 또 다른 기동은 급 조작으로 스스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번 사고와 유사한 한 사고는 바다상공에서 야간이나 구름 속에서 자주, 거의 연례적으로 발생했다.

그 예로 1990년 공군헬기의 격렬비열도 응급환자 구조를 위한 출동으로 군의관을 비롯한 5명이 사망했다.

2010년 3월 공군전투기 2대가 구름 속에서 강원도 황병산에 추락했고, 이튿날 육군 헬기 1대가 항공기 결함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했다.

2011년 야간에 환자구조를 위해 출동한 제주해경 헬기사고도 비행착각으로 밝혀진 바 있다.

사람의 몸은 원래 2차원의 세계에서 살 수 있도록 모든 신체의 운동이 발달해 왔다.

그러나 항공기의 등장과 더불어 인간이 3차원의 세계로 진입한 이후 비행착각을 100% 방지해 줄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지 없다.

앞으로 과학과 기술이 발전한다 해도 이를 대체할 수 있으리란 기대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비행착각에 대비한 심적 자세나 다른 신체감각기관인 시각을 활용한 항공기 자세 계기를 활용한다면 적절한 주의 분배 등을 통해 이 위험을 어느 정도 감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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