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대한항공은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은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에서 항공권 바꿔치기 사건이 발생했다.
대한항공은 중국인 2명의 캐나다 밀입국과 관련된 사건이다.
아시아나는 두 친구가 각각 다른 항공사 티켓으로 홍콩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바쁜 친구가 1시간 먼저 오려고 서로 다른 항공사의 비행기표를 바꿔 귀국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건이다.
두 사건 모두 항공보안의 취약점을 들어내 남북이 대치상태에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안전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줬다.
항공기가 이륙한 후에 항공권이 바뀐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항공사들은 서둘러 후속 조치를 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목적지인 방콕까지 비행을 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이륙한 홍콩의 첵랍콕공항으로 회항을 해야만 했다.
항공기의 회항으로 인해 발생한 일반 탑승객 250여명의 불편도 문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국가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항공보안에 큰 취약점을 들어냈다는 것 이다.
항공기는 납치나 폭발로 사건 발생 시 대량살상의 피해로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
국제적인 테러집단의 공격대상으로 흔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로 미국의 2001년 9·11 테러사태를 들 수 있다.
9·11 테러사건으로 미국의 국가기능을 마비시키고 미국민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패닉상태에 빠뜨리지 않았던가.
우리나라 측면에서 보면 김현희 사건으로 더 잘 알려진, 1987년 북한의 의도적인 KAL 858기 폭파사건을 들 수 있다.
200g 정도의 소형폭탄으로 대형항공기의 공중분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항공기 폭탄테러 중 가장 유명한 사건은 1988년 팬아메리칸 항공 소속의 보잉 747기 사례다.
스코틀랜드 상공에서 리비아 측이 숨긴 폭탄이 터져 승객과 승무원 259명 전원이 숨졌다.
기체의 파편에 스코틀랜드 마을주민 11명도 사망했다.
이번 항공권 바꿔치기 사건은 항공기 납치 후 추락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9·11 테러 때처럼 테러범들이 조종석을 점거하고 비행기를 추락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 정보당국은 2009년 디트로이트 상공에서 이른바 속옷폭탄으로 델타항공 여객기를 폭파하려다 실패한 알 카에다의 '알 아시리'가 신종폭탄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폭탄제조 전문가인 알 아시리는 2009년 속옷폭탄 테러와 2010년 프린터폭탄 테러 등의 배후로 알려진 인물이다.
2009년 성탄절 암스테르담에서 디트로이트로 향하는 여객기에 미리 속옷폭탄을 장착한 대원을 탑승시켜 테러를 시도한 바 있다.
테러범이 속옷폭탄을 2주 이상 입고 다녀 몸의 땀으로 오염돼 기내에서 점화장치만 터지고 정작 폭탄은 터지지 않아 실패했다.
2010년 영국의 이스트미들랜드 공항에서는 프린터 카트리지에 장착된 폭탄이 발견됐다.
당시 영국 경찰이 안에 든 폭발물을 쉽게 찾아내지 못할 정도로 비금속 물질로 정교하게 만들어져 공항 검색대 등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폭탄이 만들어져 공항의 보안당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 대신 폭탄을 삽입하는 것으로 휴대폰에서 배터리를 빼내고 동일한 사이즈의 폭탄을 심는 방식이다.
무게가 100g 수준밖에 안 된다고 생각을 해서 사람들이 간과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88년 팬암기 사건이라든가 2001년 항공기 폭탄테러 때 사용했던 양이 이 정도였다.
국내에서도 지난 5일 조찬회에 참석했던 주한미국대사가 좌파성향의 시민단체 대표에 의해 테러를 당해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충격을 받았다.
국제적으로는 이슬람 수니파의 극단적인 무장단체인 IS(Islamic State)의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인 공격적인 테러로 전세계가 대책 마련에 급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북한과 대치하면서 연평도 포격이나 사이버테러를 경험한 우리나라도 테러의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항공권 바꿔치기 사건이 항공사, 공항당국 그리고 이들을 감독하고 항공보안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국가 관련기관의 방심이 불러온 사건은 아니었는지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