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이란 핵협상 타결 후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역사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란 핵협상 잠정타결…국제사회 환영에도 이스라엘은 "우리 생존 위협"(종합)
이란 핵협상이 12년만에 잠정타결됐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1만9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감축하기로 했다. 나머지 1세대형 초기 모델인 6104개 중 5060기는 나탄즈에서 10년간 상업용(핵연료봉 제조용) 생산에 사용한다. 1044기는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연구용으로 사용한다. 이란은 또 향후 15년간 저농축우라늄(LEU) 재고를 300㎏의 3.67% LEU로 감축한다. 3.67% 이상의 LEU는 생산하지 않는다. 우라늄 농축 목적의 신규 시설도 추가로 건설하지 않는다. 특히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아라크 중수로를 재설계한다. 사용후 핵연료는 국외로 반출해 재처리 연구·개발(R&D)을 무기한 중단한다. 이에 대해 서방국과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에 따라 이란에 부과해 온 제재를 모두 해제한다. IAEA는 25년간 포르도, 나탄즈 등의 모든 핵 시설을 정기적으로 사찰하면서 핵개발 활동을 감시할 수 있다.
미국 등 주요 6개국(P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과 이란은 2일(현지시간) 스위스 로잔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잠정합의안(행동계획)에 최종 합의했다. 2002년 8월 이란의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의 존재가 폭로되면서 촉발된 이란 핵위기 이후 12년여만이다. 국제사회와 이란은 이번 행동계획을 토대로 6월 30일까지 세부적이고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계속 협상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포르도 핵시설은 아니더라도 나탄즈에서 우라늄 농축을 계속하게 된다"며 "유엔 안보리의 이란 제재 결의안은 6월 최종 합의문이 나오는 대로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발표하고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역사적인 합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합의는 전례 없는 '검증'을 토대로 하고 있어 이란이 이를 위반하면 세상이 바로 알게 돼 있다"며 "아직은 (군사 해법보다) 외교적 해결책이 최선"이라고 했다. 협상 참여국들도 일제히 환영 성명을 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모든 나라가 각각 직면한 수많은 심각한 안보 위협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도록 협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협상에 강력히 반대해 온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 타결 직후 오바마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란의 핵폭탄 개발을 막을 수 없게 됐다.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협하는 협상 내용"이라며 강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