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 메인극장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폐쇄를 알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문.
서울연극제 전야에 '메인극장 폐쇄' 통보
서울연극제 개막 하루 전인 지난 3일 저녁 메인극장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폐쇄 통보로 연극계가 공황에 빠졌다.
5일 메트로신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권영빈)는 한국현대춤협회, 서울연극제집행위원회, 국립현대무용단에 공문을 보내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폐쇄를 통보했다.
공문에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 구동부의 중대한 이상으로 긴급 점검 및 보수를 위해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폐쇄된다"고만 적혀있었다.
지난 3일 저녁 이 공문을 받은 연극제집행위원회는 공황 상태에 빠졌다. 다음 날 서울연극제가 개막하기 때문이다. 아르코예술극장은 서울연극제의 메인극장이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서울연극제 공연이 예정돼 있다. 집행위원회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집행위원회는 오는 6일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집행위원회의 입장과는 별도로 연극계 내에서는 "문화예술위가 윗분들 눈치를 보느라 '절대 도와줄 수 없다'는 식의 과잉충성 또는 눈도장 받기 행정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공연계의 가장 큰 행사인 서울연극제 기간에 메인극장을 수리하는 상식 밖의 일을 벌이겠느냐"는 지적이다.
문화예술위는 지난해 11월 '2015년 정기 대관공모 선정'에서 사상 처음으로 서울연극제를 탈락시킨 바 있다. 당시 연극계는 "서울연극제를 주최하는 서울연극협회가 정권에 비판적인 것과 무관치 않다"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이후 아르코예술극장 대관으로 갈등이 봉합돼 가는 상황에서 이번 대극장 폐쇄조치가 나왔다.
이에 대해 문화예술위 관계자는 "3월 30일~31일 이틀간 정기점검에서 고장난 (조명)모터 2개를 교체했다"며 "모터의 고장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지만 안전이 우선이므로 극장을 폐쇄하고 조명모터 전체를 대상으로 비파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