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바로보기]옥중 총수 특별한날 앞두고 사회공헌소식 타전 속내는?
최근 땅콩회황사건 등 재벌 3·4세들의 일탈 행위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재벌가 후손들은 경제범죄를 반복하는 등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특히 비자금 조성 및 분식회계 등은 주주들에게까지 피해를 끼친다. 바로 경제와 기업활동에 심대한 악영향을 끼친 것 때문에 벌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들에게 적용된 죄목들을 보면 그냥 배임횡령이 아니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등이다. 죄질이 안 좋기 때문에 가중처벌해야 된다는 것이 일반적 국민정서이다. 운전도 뺑소니 사고 같은 건 더 가중처벌한다. 경제화 개혁에 악영향을 끼쳐서 가중처벌 받고 있는 사람들을 가석방해서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산불 낸 사람들 풀어줘서 산을 보호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현재 구속 수감중인 기업인 가운데 법정 형기의 3분의 1을 채워야 하는 가석방 요건을 충족시킨 기업인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등이다. 이외에도 경제범죄를 저지른 재벌가는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실제 가석방을 처리하는 현재의 방식은 가석방 심사위원회에서 형기의 80%이상을 채운 사람을 기본조건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복역성적이라든지 여러가지 조건을 따져서 대단히 제한적으로 소수만 가석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3분의 1 을 채워서 가석방 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 중 반성하고 사회를 위해 좋을 일은 도모하는 이도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동안 옥중에서 사회적 기업 전문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을 펴내는 등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해왔다. 최근 들어 SK그룹은 사회적기업 보도자료를 내면서 최 회장을 언급하고 사회적기업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재벌총수가 사회적기업 및 사회공헌에 공을 들이는 것은 적극적으로 칭찬해줄 일이다.
다만 문제는 일부 재벌가 일탈을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덮으려고 하거나, 회사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해야할 사회공헌이나 사회적기업 등을 회장의 일시적 사업으로 치부해 회장이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포장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을 육성하고 도울 것이면 회사차원의 제도를 만들어 체계화 하면 된다. 굳이 회장의 이름을 들먹일 필요가 없다.
특히 '회장 살리기' 등의 업적으로 홍보해 본질을 훼손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들의 반감만 살 뿐이다.
특히 언론플레이를 통해 마치 회장이 없으면 회사가 망하고 회장이 있으면 회사가 살아난다는 식의 홍보는 한국 국민의 교육수준이면 통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그 정도의 비체계적 회사라면 한국경제를 위해 빨리 없어지는 것이 국가경제에 도움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경제범죄에 대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하지만 한국은 재벌총수의 범죄는 곧 가석방이나 특별사면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정도로 국민들의 불신이 가득하다. 또한 그 총수들은 지병이나 갑작스런 병으로 드러눕기 일쑤다.
영국의 경제신문인 파이낸셜 타임스(FT)는 "As things get tough, S Korea's bosses get rolling"(곤란한 일이 생길 때마다, 한국의 재벌총수들은 휠체어를 탄다)는 헤드라인 기사를 써 한국사회를 지적했다. 이 신문은 한국 사법부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한다. Wouldn't the national interest be better served by business leaders that behaved themselves and a legal system that treated all citizens equally?(재벌총수들이 스스로 올바르게 행동하도록 하고, 사법 체계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국가이익에 좀 더 부합되지 않겠는가?) 최근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부패척결을 선언한 만큼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한다. 정치권과 대통령도 국민정서를 감안해서 법과 원칙대로 하는 것이 옳다는 메시지를 공표한바 있다. 지난 정권에서 정격유착 등이 곪아 터져 포스코, 경남기업, SK건설, 동국제강, 두산 등 조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재벌 봐주기'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FT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