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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유통바로보기] 일그러진 '큰 바위 얼굴'

/생활유통부장 염지은



너새니얼 호손의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은 소년 어니스트가 어린 시절부터 큰 바위 얼굴을 닮은 사람을 동경하며 진실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그렸다. 우리 국어교과서에도 수록되며 국민적 사랑을 받은 소설이다.

주인공이 큰 바위 얼굴을 닮기 위해 노력하며 삶의 의미를 배워간다는 내용의 이 작품 속 '큰바위 얼굴'을 닮고 싶어하는 기업이 국내에도 있다. 삼성 테스코 홈플러스다.

홈플러스는 '큰 기업보다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큰 바위 얼굴의 꿈'을 기업 철학으로 한다. 1999년 설립 초기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데 회사의 역량을 집중해 왔다.

전임 최고경영자(CEO)인 이승한 회장은 창립 10주년이던 해 "'큰바위 얼굴'의 주인공처럼 함께 성장하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겠다"며 '큰바위 얼굴 경영론'을 설파했다. 큰 바위 얼굴이 되는 꿈을 실현하고자 e파란재단도 설립해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

홈플러스는 이런 노력으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아시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큰 바위 얼굴을 한층 닮아가는 듯 했다. 2·3세대 가치점, 4세대 세계 최초의 스마트 가상스토어 등을 선보이는 등 창조적인 혁신으로 세계 유통시장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런 홈플러스가 달라졌다.

영세 상인 생존권 위협, 협력업체 불공정 행위, 노사 문제, 자체 브랜드 제품 부실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을 지속적으로 속이며 큰 바위 얼굴 철학에서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

있지도 않은 경품을 내걸고 지인들에게 경품을 당첨시키는 등의 반복되는 경품 사기도 모자라 최근엔 2400만여 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조직적으로 보험사 측에 팔아 231억70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올렸다. 소비자들이 요청한 고객 개인정보의 보험사 제공 현황도 삭제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깊이 반성하는 의미에서 들고 나온 '신선식품 500개 품목 상시 할인' 행사는 자체 마진을 줄여 싸게 판매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중복 할인으로 납품업체들을 더욱 쥐어짜고 있다.

홈플러스의 추락한 도덕성은 개인적인 문제라기 보다 조직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보인다. 대대적인 혁신과 개혁이 필요해 보이지만 홈플러스 측은 사건이 터질때마다 다른 이슈를 만들어 여론을 돌리기 급급하다는 데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고객 정보 유출 직후인 지난달 10일에는 '신선식품 500개 품목 상시 할인'으로 여론을 돌리더니 한달 만인 8일에는 그동안의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상품혁신 전략안을 발표하는 기자 간담회를 갖는단다.

고객들이 지금 홈플러스에게 궁금한 것은 상품 혁신 전략이 아니다. 무너진 도덕성 회복을 위한 홈플러스의 뼈를 깍는 노력과 반성의 목소리를 더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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