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스트리트 캐주얼 패션의 스포트라이트는 언제나 10~20대 초반의 젊은 세대(Youth) 몫이다.
화려하게 염색된 헤어스타일과 비즈(Beads) 장식이 덧댄 가죽 재킷은 그들의 상징과도 같다. 또,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 자체를 드러내는 취향은 젊음이 가진 마땅한 특권 같기도 하다. 기성세대는 그 특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신선한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응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여기에 오해가 있다. 그들은 늘 화려하고 새로운 패션 스타일만을 지향한다는 편견이다. 패션시장에서 젊은 소비자를 공략해 성공한 브랜드 오너 디자이너들의 입을 빌리면 더욱 확실해진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관전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
‘Black & White’는 10대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컬러다. 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컬러 아이템들과 믹스매치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매우 실용적인 이유다. 또한 디자인과 실루엣이 최소한이라고 할 수 있는 맨투맨 셔츠, 스냅 백의 매출이 높은 것은 ‘대담한 서술문구(bold statement)’때문이었다. 문구의 표현이 얼마나 젊은 소비자의 사상에 적절하게 적혔는가 판매의 성패가 달린 것이었다. 자기주장이 강한 세대의 욕구와 이를 메시지로서 간결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문구가 패션에서 만나면 히트아이템이 되는 셈이다. 지금까지 청소년 층을 상대로 지속적이든 단발적이든 주목을 받았던 브랜드의 아이템을 보면 이런 시각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패션에서 대담한 문구의 표현은 사회문화적 이슈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신나게 놀아보자’라는 의미의 ‘Get your freak on’이라는 표현은 랩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문구다. 이 문구를 담은 후드셔츠는 지난 몇 년 동안(힙합이 젊은이의 음악 중심으로 들어서고 성장하는 동안) 꾸준한 매출을 보이며 이를 증명했다.
패션 기획자와 생산자는 시즌마다 특별한 신소재, 트렌드 컬러, 패턴에 신경 쓰기 보다 기본 아이템에 위트 있는 간결한 문구를 고민하는 게 맞다. 패션을 디자인하는 일이 왠지 한 세대를 대변하는 철학가로서 사상을 디자인 하는 것 같다. 젊은 세대가 패션에 행사하는 또 다른 영향력일 수도 있다.
유스 컬쳐 (Youth Culture)의 패션과 스타일링은 타 세대와는 차별화된 자기 표현의 요소가 소비의 중점을 이룬다. 라이프스타일과 패션이 일치되는 셈이다. 소비자와 브랜드는 감정의 온도를 나누는 관계로서의 역할을 시작할 때 소통이 시작된다. 젊은 소비자는 어떤 것과 교감하여 자신을 드러내려 하는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전히 패션을 비롯한 소비시장에서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젊은 그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