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관리공단(이사장 변종립)이 최근 11차례 본사 매각에 난항을 겪자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2013년 국정감사에서 지방이전 장기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을 받은 뒤에도 2년째 해결책이 보이지 않자 공단이 매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 울산 우정혁신 신도시 사옥 건설의 유일한 자금줄인 본사 사옥 매각을 위해 올인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현재 매각가는 553억8000만원으로 건물과 토지 비용 등이 포함됐다. 건물을 새로 신축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에관공은 지난달 용인시에 사옥 부지를 오피스텔·판매시설·지식산업센터·생활숙박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2차 용도변경을 신청한 뒤 매각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공단은 앞서 2011년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2012년까지 용인 수지 소재 본사를 울산 혁신도시로 이전 완료할 계획이었다.
이에 10회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부지용도가 제1종 일반주거지역과 건축물(업무시설 외 4곳)로 제한돼 있어 활용도 부족으로 유찰됐다.
계속된 매각 실패는 국정 감사에서의 지적으로 이어졌다. 공단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지방이전의 의지가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받았다.
불똥은 산업통상자원부로도 튀었다. 산업부가 에관공 이전계획을 뒤늦게 승인한 뒤 추가적인 예산 편성을 하지 않는 등 매각 타결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
에관공은 2007년 7월 지방이전 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했지만 승인은 2009년 8월에야 떨어졌다.공단은 2010년 12월 1차 부지매입을 시작한 뒤 195억 원의 자체 차입을 통해 부지매입과 설계 정도만 완료했다.
이후 매각은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추가 예산 지원을 검토하지 않았고 에관공 역시 재원을 마련하지 않자, 일각에서는 매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외에도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국내외 건설경기 침체가 매수자들을 위축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공단 관계자는 최근 과의 통화에서 "매각 난항은 공단과 매수자 사이에 건물 활용도에 대한 의견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매각 가능성이 제일 높은 마트나 백화점 등과 같은 판매시설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문화센터나 체육시설, 숙박시설 등은 경제성이 높지 않아 매수자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