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오후 8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일본 히로시마 공항에 착륙하면서 활주로를 벗어나는 사고가 발생, 17명이 부상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활주로를 이탈한 여객기는 이날 오후 7시께 인천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162편이다.
승객과 승무원 81명 전원 기체에서 탈출했으며, 부상자는 모두 의식이 있는 상태고, 해당 사고의 영향으로 히로시마 공항 활주로는 오후 8시 20분부터 폐쇄됐다고 NHK는 전했다.
당시의 기상은 낮은 구름이 낀 상태에서 안개를 동반한 비가 오고 있었고 활주로는 젖어서 미끄러운 상태였다.
조종사는 정밀착륙장치가 있는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지 못하고 비정밀 착륙 접근절차를 사용하는 활주로 방향으로 착륙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도됐다.
히로시마 공항은 일본의 공항에서도 상당히 높은 공항으로 표고 331m, 1080피트다.
우리나라의 김포가 59피트고 인천이 23피트라는 점과 비교해 보면 어느 정도 높은지 짐작이 간다.
331m에 있는 공항이라면 북한산이 거의 836m 정도인데 그 중턱을 옆으로 깎아 활주로를 만든 것으로 보면 된다.
서울의 남산이 262m인데 남산보다 높은 위치에 비행장이 있다 보니 기상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공항인 것이다.
동·서로 활주로가 놓여 있어 남쪽은 일본 내해가 위치하고 있고 북쪽은 산이 있다.
이에 날씨가 좋으면 바람이 많이 불고, 날씨가 나쁘면 구름이 많이 끼는 공항이다.
특히 봄철에 봄비가 올 때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똑같이 구름층이 낮아지면서 이 상태에서 안개가 끼고 비를 동반하게 된다.
더구나 히로시마 공항은 고도가 높고 산중턱을 깎아 만들다 보니 비행장의 남쪽은 절벽으로 이뤄져 있어 야간에 착륙 시 조종사들은 시각(視覺)에 의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공항들이 평지에 있어 주변의 평지기준과 활주로평면 기준을 참고해 접근하고 착륙한다.
하지만 히로시마 공항은 활주로가 있는 평면기준하고 비행장 남쪽의 절벽으로 인한 경사면을 참고해야 돼 조종사들이 착륙 접근 중에 같이 보게 되면 비행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조종사가 보기에는 주변에 있는 지형지물은 상당히 낮아 보이고, 활주로는 높게 있어 주변 지형지물 때문에 고도강하를 미리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당시 기상을 보면 히로시마 공항의 기상은 구름이 거의 1200에서 2000피트 사이에 흩어진 구름이 껴 있었다.
2000피트 이상은 완전히 구름으로 위가 차단돼 있고, 2000피트에서 1200피트 강하 시 에는 희끗희끗한 구름이 있었다.
조종사는 활주로가 구름 사이로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상태에서 정밀 착륙유도 장비가 없는 쪽에서 계단식 강하절차에 의거해 착륙 접근을 했다.
당시의 기상 여건으로 볼 때 조종사는 활주로를 지속적으로 육안으로 확인하려 했으나 구름 때문에 여의치 않아 마지막 고도에서 활주로를 육안으로 확인하고 착륙하기 위해 강하하는 순간에 바퀴가 활주로 끝 300m 거리의 6m 높이의 지상의 안테나와 접촉된 것 같다.
주변이 절벽으로 돼 있어 대형 사고를 초래할 수 있었는데 17명 정도의 부상자로 마무리된 것도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기상여건도 안 좋았지만 특히 많은 취약점을 갖고 있는 히로시마 공항을 비롯한 일본의 지방공항 여건들도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일본의 공항 간 간격들이 좁고 항로도 좁은 공간에 많아, 고도 강하를 미리 해주지 못하는 일본의 항공관제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펴볼 때다.
이번 기회에 정부의 항공관련 당국과 항공사에서 검토해 대안을 제시해 날로 증가하는 일본의 지방공항 운항에 따른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