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여러 감각기관을 통해 자세를 유지하고 생활한다.
비행 중인 조종사에게는 안전운항을 할 수 있도록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시각이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 의존하는 것이다.
미국 항공청의 '조종사 계기비행 절차'에 의하면 조종사는 이륙이나 착륙 중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여러 경우가 생긴다.
여기에는 조종사 자신의 착각으로 비롯되는 위험 요소가 얼마든지 있다.
특히 착륙 중에는 시각에 의한 착각이 흔히 일어나 조종사들은 사전에 많은 교육을 받는다.
하지만 인간의 고정 관념은 자신이 착각에 빠져 있음을 알고 있어도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인간의 감각기관 중 제일 정확하다고 하는 것이 시각이다.
그러나 주변의 환경이나 대기의 조건에 따라 시야에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주위의 참조물과 원근, 고저, 크기, 색상 및 명암을 비교함으로서 조종사는 언제라도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면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 중의 착각현상으로 평소 익숙한 활주로보다 폭이 좁은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을 할 때 조종사들은 활주로가 길게 느껴진다.
고도가 실제보다 높다는 생각이 들게 돼 정상적 접근보다 더 낮게 내려옴으로써 활주로 끝 부분에 도달 전에 항공기를 지면과 접촉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반대로 익숙한 활주로보다 폭이 넓은 활주로에 접근 및 착륙을 할 때는 조종사들이 고도가 실제보다 낮다는 생각을 하게 돼 접지를 늦게 한다.
짧은 활주로일 경우 속도를 줄이지 못해 활주로를 넘어가는 경우가 생긴다.
대기의 조건에 따른 착시현상으로 심한 강우는 광선을 발산시킴으로써 조종사가 접근등이나 활주로등으로부터의 거리를 판단하는 인지작용에 영향을 주게 된다.
광도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해 조종사로 하여금 실제보다 멀리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빗방울이 조종석 전면 유리창에 떨어지면 활주로등의 빛을 퍼지게 하고 불빛의 크기를 크게 보이게 해 조종사는 실제 거리보다 가까이 있는 것으로 믿게 된다.
이는 미리 고도를 낮추게 만들어 활주로 말단지점에 설치된 안테나 등의 시설물과 충돌하게 된다.
비슷한 현상으로 유리에 묻은 빗방울은 광선굴절 작용을 일으킴으로써 착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항공기는 정확한 강하경로로 접근하고 있다 하더라도 조종사는 굴절작용 때문에 보다 높이 또는 보다 낮게 비행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유리창의 각도나 다른 시정에 의해 활주로 중앙선보다 좌우측으로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비행장이 안개로 덮여 있을 때, 특히 야간에 착륙을 위한 접근 중에는 상당히 먼 거리에서도 활주로의 조명시설에 의해 접근등 또는 활주로등까지 전부를 흔히 볼 수가 있다.
그러나 항공기가 강하하면서 이 얕은 안개층으로 들어가면 참조물을 볼 수 있는 시정이 갑자기 감소돼 전체 접근등의 가까운 부분만 보이게 된다.
조종사는 긴 불빛의 길이가 자기 앞쪽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착각해 항공기의 기수를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렇게 잘못된 수정조작의 결과로 항공기는 보다 깊은 강하율로 접근하게 돼 지면충돌의 위험이 있다.
시각에 의한 착각은 정상적인 사람도 무의식 중에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근본적으로 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조종사가 비행 중에 착시와 관련된 위험을 상기해 미리 대비하고 최소화하는 게 필수적이다.
야간에 강우나 안개가 동반된 상태에서 착륙 시에는 착시는 반드시 발생한다고 봐야 한다.
조종사들이 이에 대한 지식과 조치절차를 숙지해야 함은 물론이다.
착륙 비행장의 기상이나 활주로 상태 등을 사전에 파악해 안전한 운항에 철저히 대처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