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가협 "수억원 투자 매장 전환 강요, 불응시 계약 해지 통보"
본사모 "권리금 노린 일부 점주 주장…동종 브랜드 점주 피해"
갑질 논란에 휩싸인 죽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 '본죽'이 해지 가맹점과 현재 매장을 운영 중인 가맹점주 간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본죽가맹점협의회(이하 본가협)은 지난 10일 본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대표 김철호)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벌였다. 본가협은 본아이에프가 계약 10년차 매장 점주에게 본죽&비빔밥카페로의 가맹점 전환을 강제로 요구하고 이에 불응 시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본가협은 2005년 다음 카페에서 시작된 본죽 가맹점주들의 모임으로, 현재 해지 가맹점주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본가협에 따르면 10년 차 가맹점은 85개로 서대문점원주단두점·청량리점·김포북변홈플러스점·부천상동점·천안이마트점 등이 본사로부터 가맹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양천구청점과 범계점은 카페 전환 강요를 받아 계약을 포기하고 타 브랜드 죽 사업으로 전환했으나 본사가 겸업금지를 걸어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본가협 김태훈 회장은 "본사가 가맹계약 10년차 매장 점주 중 월 매출이 3000만원 이상 되는 매장을 대상으로 기존의 상권을 포기하고 수억원의 투자금을 들여야 하는 비빔밥과 죽을 같이 취급하는 '본죽&비빔밥 카페'로 매장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불응 시 가맹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본사가 주도권을 쥐고 기존 상권을 포기하게 만든 뒤 수억원대의 재계약 비용 등을 강요했다"며 "가맹점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본사의 명령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본사와 본죽 가맹점주들의 모임인 본사모(본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012년 발족한 본사모는 전국 1300여개 본죽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의 지역별 대표 모임이다.
본사모 안상준 3기 권역장(회장)은 "이번 논란은 터무니없는 권리금을 받고 싶어하는 일부 점주들이 뜻대로 되지 않자 벌어진 일"이라며 "이로 인해 동종 브랜드를 운영하는 점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가협이 2005년도 발족을 했다고 하지만 실체 없이 소수의 가맹점주들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모임"이라면서 "본가협 회원들과의 만남을 몇 차례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본사 측도 "대다수의 가맹점주들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잘 다져왔고, 이는 85개 10년차 가맹점 중 81개의 매장이 재계약을 한 사실로도 알 수 있다"며 "경쟁사 브랜드로 전환한 일부 가맹점의 주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본가협 김태훈 회장은 "본사모가 가맹점주들이 뽑은 대표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소수 몇 개 매장이 선출해 운영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가맹점주 대부분이 모른다"며 "현재 본가협 카페 모임 회원은 600여명으로 오히려 본가협이 본죽 가맹점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본가협을 본사가 인정하는 공식 모임을 만들기 위해 정식 가입신청서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지난 24일 본가협에 가입된 피해 점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시는 가맹점주들이 불공정피해를 입을 경우 자문을 제공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고발, 법적 분쟁 등을 돕고 있다.
서울시 이철호 주무관은 "본죽 해지 가맹점주들을 간담회를 1차로 가졌지만 아직은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조속한 확인을 통해 문제를 원활히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