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첨단섬유 아라미드 브랜드 '헤라크론' 생산현장. 코오롱인더가 최근 듀폰과의 아라미드 소송을 종결함에 따라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코오롱그룹 제공
영업비밀 침해 소송, 1심 판결 앞두고 극적 합의 종결
코오롱, 3억 달러 5년 분납…자체 현금으로 충당 가능
소송 리스크 제거·아라미드 사업 가능…실적 호조 기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아라미드 소송을 종결함에 따라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오롱인더는 6년간 듀폰과 첨단소재인 아라미드 개발·판매에 대해 소송 중이었으나, 최근 모든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하면서 아라미드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오롱인더는 전날대비 0.62%(400원) 오른 6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오롱인더 주가는 올해 초 4만7400원에서 현재까지 37.5%나 급등했다.
코오롱인더는 지난 1일 미국 버지니아주 동부지법에서 2009년부터 듀폰과 벌여온 모든 소송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코오롱인더는 아라미드 섬유 제폼인 헤라크론을 계속해서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
양사 합의 조건은 코오롱인더가 민사 합의금 2만7500만 달러(2948억원)와 형사 벌금 8500만 달러(911억원)를 5년에 걸쳐 듀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다. 코오롱인더가 소송과 관련해 기존에 적랍한 충당금은 7000만 달러(약 757억원)다. 이를 제외한 9억 9000만 달러(약 3136억원)을 5년간 분납하게 된다.
연도별 예상 지급액은 2015년 1억1000만 달러, 2016년 3625만 달러, 2017년·2018년 4625만 달러, 2019년 5125만 달러다.
코오롱인더는 소송 합의로 막대한 양의 합의금을 물게 됐지만 아라미드 사업과 재무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긍정적인 평을 받고 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의 2015년과 2016년 추정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각각 4642억원과 5370억원으로, 합의금을 자체 현금흐름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이와 함께 연간 약 400억원 가량의 변호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오롱인더는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2.8% 상승한 1조3498억원, 전년동기대비 20% 상승한 60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에어백과 코오롱플라스틱 등 산업자재 부문과 석유수지 등 화학부문의 판매물량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웃도어 시장의 포화상태에 따른 성장 둔화로 패션부문은 전년과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유통부문의 신사업 성장과 아라미드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우려를 상쇄시켰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소송 부담에 위축됐던 전사 제품의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며 "이에 패션 부문 인적 분할 등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더해짐에 따라 실적 호조 및 기업의 잠재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손 연구원은 기존의 7만2500원이던 목표가를 8만7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오롱인더는 듀폰과의 소송 합의로 꿈의 소재로 불리는 아라미드를 적극적으로 생산·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코오롱인더는 올해 패션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원재료 가격 안정, 제품 가격 정상화로 타이어코드, 석유수지 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의 2015년과 2016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2578억원과 3173억원으로 올려 잡고 목표주가도 기존의 6만1900원에서 8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