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터키의 이스탄불 공항을 이륙하던 터키항공의 보잉 B737 항공기는 새떼와의 충돌로 인해 기체 앞부분이 파손돼 공항으로 회항했다.
같은 날 이태리 제노바 공항을 이륙한 에어버스 A320 항공기는 새떼가 엔진에 흡입돼 한쪽 엔진이 정지하면서 공항으로 긴급 불시착했다.
항공기와 조류 간의 충돌은 세계적으로 거의 매일 한두 건 이상 발생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항공기 운항에 영향을 미쳐서 회항도 많이 일어난다.
인류가 비행을 하면서 보고된 항공기와 조류 간 충돌은 1905년 9월 7일 라이트 형제 중 동생인 올빌이 오하이오주 데이톤 옥수수밭 상공에서 비행하면서 시작됐다.
대부분의 조류충돌은 이륙이나 착륙 도중, 또는 저고도 비행 중 자주 발생한다.
높은 고도인 3만7100 피트에서 독수리와 충돌한 사례도 있다.
거위는 해발 3만 피트까지 높이 날 수 있다고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보고에 의하면 조류충돌의 대부분은 공항 근처에서 90% 발생한다.
이륙, ??착륙 및 관련 단계에서 보면 3000 피트 이하 100 피트 이상 에서 8%, 100 피트 미만에서 61%가 발생한다.
충돌의 포인트는 항공기의 날개, 전면 부분, 엔진 카울링, 엔진 흡입구 등이다.
제트 엔진으로 흡입된 경우에는 엔진 팬이나 엔진 공기압축기의 손상 시 회전 속도에 큰 영향을 끼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새가 팬 블레이드 충돌 시, 그 블레이드는 계단식 장애를 일으키는 등 다른 블레이드로 전이 될 수 있다.
엔진이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할 때 이상이 생기면 이륙 단계에서 저속으로 상승하는 경우에 항공기의 속도가 충분히 증속되지 못한 상태에서 추락할 수 있는 취약점을 지닌다.
항공기의 충격력은 새의 중량과 충격 시 속도 차이와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
충격 에너지는 속도 차이의 제곱에 따라 증가한다.
항공기 앞 유리에 작은 새의 낮은 속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은 손상이 발생한다.
고속으로 충돌 시 상당한 손상 및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5kg의 새가 이륙 속도인 275km/h의 상대 속도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 시 충격 에너지는 대략 100kg의 물체를 15m의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의 충격과 동일하다고 하니 그 충격력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조류충돌이라고 하면 가을철 철새의 이동으로 인한 시기를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비행장 주변은 새들이 서식하기 좋은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어 언제든지 조류충돌의 위험성이 많다.
해빙기가 돼 날씨가 따뜻해지면 비행장 주변의 초지에는 작은 풀들이 나면서 각종 새들의 먹이인 곤충이나 벌레의 서식이 증가한다.
봄과 가을이 되면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이스라엘이나 북미대륙의 서해안 지역은 철새의 대규모 이동으로 해마다 상당수의 항공기에 피해를 입혀 골치를 썩인다.
우리나라도 동해안에 비해 서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의 발달로 철새의 이동이 매우 편리한 것으로 집중적인 이동경로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연례보고에 따르면 조류충돌의 피해는 다른 항공기사고와는 달리 알면서도 대처할 수 없는 사고로 분류된다.
우주선 디스커버리도 2005년 이륙 중 독수리와 충돌했으나 별다른 피해 없이 무사히 비행했다고 기록돼 있다.
최근의 국제적인 조류충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은 크게 3가지 방법으로 접근한다.
엔진이 새를 흡입하더라도 엔진이 강력해서 정상작동을 하도록 하는 엔진의 고효율화와 현재 주로 활용하고 있는 항공기 접근 경로에 새들을 없애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새들이 없는 곳으로 항공기가 피해서 가는 방법을 국제기구들이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도 연간 조류충돌의 피해가 많은 것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