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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에서] 초상화를 통해 본 일본의 이중성

김민준 문화스포츠부 부장



침략역사와 위안부 문제를 외면하고, 조선인 강제 징용 시설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막무가내'식 행보가 도를 넘어섰다. 아베 정부는 물론 일본 사회 전체가 부끄러운 과거사에 대해 철저하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일본을 방문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일본인 개개인은 정말 친절하다. 이런 일본의 이중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최근 이러한 일본의 이중성을 한일 양국의 초상화를 비교해 설명한 주장이 있어 관심있게 봤다.

피부학을 전공한 의사 출신으로 현재 (사)현대미술관회 회장으로 있는 이성낙 박사는 자신의 논문에서 일본의 이중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조선시대 우리 초상화는 다양한 피부 병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500여 점이 넘는 초상화를 분석한 결과, 아무런 피부 증상 없는 깨끗한 피부를 지닌 초상화는 10% 남짓이었다. 이는 조선시대 우리 초상화가 각종 비정상적인 것을 숨김없이 묘사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를테면 사시, 실명 외에도 노인성 병변인 검버섯 같은 흔한 피부 병변은 물론 만성간경화증을 앓다가 사망했음을 임상적으로 추정할 수 있을 만큼 초상화의 얼굴을 짙은 흑갈색으로 묘사한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조선 초상화에서는 티끌만큼도 흠을 감추려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일본의 초상화는 다르다. 일본 초상화에서는 어떤 피부 병변도 확인할 수 없다. 일본 초상화 속의 얼굴이 예외 없이 하얗게 분장을 했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로 도요토미 히데요시(1537~1598)의 초상화(도쿄 고다이지 소장)와 도쿠가와 이에야스(1543~1616)의 초상화(교토 대학교 박물관 소장)를 들 수 있는데, 두 초상화 모두 안면을 백색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일본 역사서를 보면 이들은 만성간경화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즉 일본 초상화는 '숨김의 의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있는 것을 외면하고, 보이는 것을 못 본 척하는 정서가 초상화에 그대로 드러난다.

오늘날 일본 사람들이 과거사를 숨기고 외면하는 것은 본래 일본인이 가진 이중성으로, 백색의 초상화처럼 오랜 '미장(美裝)' 의식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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