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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김필수의 차이야기] 국내 저속전기차 기술, 버리고 되사올 것인가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저속 전기차라는 용어가 사라지고 있다.

6년 전 저속 전기차라는 명칭으로 국내 시장에 일부 공급되던 전기차는 현재 공급된 전체 전기차 3000여대 중 100여대가 남아있는 실정이다.

저속 전기차 제작사는 모두 망하고 예전에 공급된 저속 전기차는 애물단지가 된 형국이다.

당시 두 개의 대표적인 저속 전기차 제작사가 중소기업으로 나서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인기를 등에 업고 활성화에 노력했으나 어느 순간 사라지는 아픔을 겪게 됐다.

왜 사라진 것일까?

물론 회사의 운영도 책임이 있고 여러 문제가 노출됐다.

하지만 운행에 대한 제한 정책이 강력하게 대두되면서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시속 60Km 미만으로만 갈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 그 이상의 도로는 나갈 수 없게 강력한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약 80%의 도로는 시속 60Km 미만이라고 할 수 있으나 나머지 20%가 핵심적인 간선이어서 이를 통하지 않고는 길거리 운행 자체가 단절된다.

심지어 서울 한강다리도 통과할 수 없는 황당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로를 다니지 말라는 뜻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저속 전기차 충돌테스트 기준도 만들어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서는 한계치가 있었다.

모두가 안전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같은 일반 차량이라는 잣대를 들어 각종 제한을 두어 운행도 해보지 않고 안전이라는 이유로 제한부터 했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싹도 피우지 못하고 모두 망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우리의 저속 전기차는 아주 괜찮은 수준이었고 세계 시장에 통할 수 있는 기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국내 시장에서 테스트배드 역할만 조금 했어도 해외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것도 우리가 강조하는 중소기업의 먹거리였다.

선진 시장 중 미국만 하더라도 약 5000 가구에서 2만 가구가 모여 사는 게이티드 커뮤니티라는 단일 사회가 3만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

이 각각의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골프 카트 같은 이동수단이 연간 수만 대씩 사용되고 있다.

연간 1000만대 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용되는 이동수단의 수준은 골프카트에 지붕을 씌우고 문을 단 정도다.

우리의 저속 전기차가 통할 수 있는 이유다.

지금 수준이라면 개발을 거듭해 리튬 폴리머에 더욱 세련되고 1000만원 이하인 강력한 경제성으로 수출 가도를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제 혜택이나 보조금까지 받는다면 금상첨화가 돼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장이 유럽이나 중국 등에 무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전기차와 다른 신세계가 노출돼 있는 것이다.

우리도 시장이 많다고 할 수 있다.

남쪽 도서 지역은 물론 제주도, 도심지의 아이들 등하교용은 물론이고 시장보기 등 다양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의 보조금으로도 500만원이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 르노의 트위지 등 일반 차량과 다른 소형 이동수단이 후반기부터 국내에 운행될 예정이다.

그밖에 다양한 수입 모델이 기다리고 있다.

트위지 모델은 바뀌는 네 개이고 운전대가 있는 차량 구조다.

그렇다고 이륜차도 아니고 차량도 아닌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차종은 국내 기준도 없고 충돌 기준도 역시 만들 수가 없다.

이제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전 저속 전기차는 각종 규제를 만들어 모두 죽인 상태에서 남의 것은 수입돼 운행될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무 것도 없는 형국이다.

남의 떡만 맛봐야 하는 어리숙한 상태가 되었고 우리 것을 우리가 망친 상태로만 남아있는 것이다.

작년 후반 괄목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저속 전기차에 대한 기준을 완화해 다닐 수 없는 단절구간을 이어주고 운행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지자체 조례에 의해 지역 경찰서와 협의해 운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드디어 통로가 열리게 됐다.

빠르면 올해 후반 본격적인 운행이 가능해질 것이다.

문제는 저속 전기차 제작사도 없고 판매할 물건도 없다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겪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해외 수입 관련 제품에게만 국내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최근 기술적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 10여 군데가 모여 정식으로 조합을 결성하고 이른바 중저속 전기차를 제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세계 특허도 갖고 있고 통할 수 있는 시작차도 만들어 테스트를 통해 어느 정도 입증도 해 나가고 있다.

최종적인 종합보고서도 이미 작성해 최종 정리 중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양산형 제작을 위한 연구개발비와 제작비가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중소기업 지원 연구개발 자금도 필요한 실정이다.

하지만 정부가 외면하고 있다.

담당부서인 미래부도 외면하고 있고 산업부는 아예 중소기업형 저속 전기차는 대상도 아니라고 하고 있다.

오직 대기업 기반의 고속 전기차만 개발지원을 한다고 한다.

조합은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최종적으로는 기술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중국으로 가자는 의견이 힘을 더하고 있다.

또다시 우리의 외면으로 우리의 기술이 해외에서 빛을 발하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작년 저속 전기차 관련 법규 개정과 조합에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매우 아쉬운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기업과 정부의 자문을 종종 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조합원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부분을 간과할 수 없다.

기회는 아무 때고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한 번의 좋은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

지난 8년간의 전기차 정책이 하나하나 되새겨지는 순간이다.

우리의 기술이 해외로 나가 우리가 다시 로열티를 주고 국내로 들어오는 황당한 사례가 하나 추가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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