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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이호일의 항공세상] 화산폭발이 항공기운항에 미치는 영향

이호일 중원대학교 항공대학장



한 달 전 네팔에서는 진도 7.8의 지진이 일어났고 구호활동이 진행 중이던 5월 12일 히말라야 산맥 지대에서도 지진이 발생했다.

같은 날 일본에서는 진도 6.6의 지진이 일어났다.

5월 29일 오전 10시경에는 일본 가고시마 현 남쪽 섬 구치노에라부지마에서 화산이 분화한 가운데 과거 아소산 화산 폭발이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저녁에는 일본에 강도 8.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환태평양 조산대 부근인 일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화산 분출이 잦아지면서 지진공포와 함께 화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화산 폭발을 전후해 분출되는 화산재는 부근상공을 통과하는 항공기에는 엔진을 꺼지게 하는 큰 위협이 되기도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활화산인 백두산이 폭발하게 될 경우 최대 11조원 이상의 피해액이 발생한다는 국가안전처 주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구체적으로 백두산 화산 폭발 8시간 후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돼 48시간 후에는 전라남도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특히 강원도와 경상북도에는 화산재가 최고 10.3㎝까지 쌓여 막대한 피해를 줄 것으로 전망됐다.

또 제주공항을 제외한 한국 내 모든 공항이 최장 39시간 폐쇄돼 최대 61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적으로는 2010년에 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폭발하면서 화산재가 대거 분출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전역에서 가장 넓은 상공이 폐쇄되고 800만명 이상의 발이 묶이는 불편과 혼란을 겪었다.

이같은 상황은 우리나라 인천공항에도 영향을 미쳐 당시 수많은 유럽행 승객들이 인천공항 바닥에서 잠을 자는 초유의 사태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당시 "항공업계의 피해액이 적어도 17억 달러(한화 1조8800억원 규모)이며, 전 세계 항공편의 29%가 결항됐고, 하루 120만명의 승객들이 항공 대란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발표했다.

화산 폭발 전후로 발생되는 화산재는 매우 고운 입자다.

지름이 2mm 이하로 모래와 비슷하거나 점토처럼 곱다.

어떤 것은 지름이 고작 6μm(마이크로미터)로 머리카락 두께보다 10배 이상 가는 수준이라고 한다.

이러한 미세입자는 쉽게 높은 고도로 상승할 수 있고 화산의 분화 중심부로부터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다.

화산재가 이렇게 곱다보면 공기가 들어가는 곳 어디든 스며들 수 있고 엔진과 대기의 동압과 정압을 이용하는 비행계기가 영향을 받는다.

특히 화산재 속에 포함된 유리질 성분의 규소는 뜨거운 엔진에서 녹아 엔진의 공기압축 블레이드들에 접착돼 공기의 흐름을 방해한다.

때문에 엔진출력을 감소시키거나 정지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1982년 6월 24일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가던 보잉 747 항공기가 인도네시아 상공을 지나다 화산재 구름을 만나 4개의 엔진 모두가 꺼진 적이 있다.

해당 항공기는 이같은 상태로 자카르타 공항으로 불시착을 위해 강하하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4개의 엔진에 재시동을 걸었다.

그 결과 3개의 엔진이 무사히 살아나 290여명의 탑승객을 안전하게 살릴 수 있었다.

이 사고를 계기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는 화산재가 있을 경우 항로를 폐쇄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약 700개의 화산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10여개가 매년 화산재 구름을 만들어 항공기 운항에 위험을 준다.

최근에는 최악의 화산 폭발로 극심한 운항차질을 빚어 거의 2년 동안 경제적인 타격을 입었던 유럽 항공계가 새로운 대처 방법을 찾기 위해 화산재를 이용한 인공구름을 만들어 항공기를 운항시키는 실험을 하고 있다.

화산지역을 비행하더라도 꺼지지 않는 항공기 엔진 개발을 위해서다.

실험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져온 화산재의 분말 가루를 3만피트 상공에 뿌려 높이 200미터, 폭 2.8킬로미터 정도의 거대한 화산재 구름을 만들고 화산재의 성분과 크기 등을 탐지할 수 있는 특수 장비를 장착한 여객기가 화산재 구름 속으로 진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가안전처도 백두산 폭발에 대비해 "최악의 기상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경우 국내 일부 지역에도 화산재에 의한 항공 장애 등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비해 국가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백두산 및 일본, 중국 등 한반도 주변 국가의 화산 폭발에 대비해 '지진재해대책법'을 '지진·화산재해대책법'으로 하는 법률 일부개정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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