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신문 송정훈 기자] 한국경제가 바닥을 찍지 못하고 계속 하강하고 있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저성장 국면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5월 수출액이 423억9200만 달러로 작년 같은달 대비 10.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수입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3% 줄어든 360억72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수출입액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동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외개방형 경제구조인 한국 경제에서 수출입액 감소는 경기침체로 이어진다.
지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작년 4분기에 비해 0.8% 성장했다. 이는 4분기째 0%대의 저성장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투자 심리도 급격히 냉각됐다. 한은의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작년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4.32%로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았다. 기업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도 사상 최저인 마이너스 1.49%로 떨어졌다.
여기에 기업의 영업이익률마저 줄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3년 4.7%에서 2014년 4.3%로 하락했다.
이 같은 한국 경제의 저성장에는 중국 경기상황과 일본의 엔화 절하에 따른 가격경쟁력 악화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SK경영경제연구소는 최근 SK이노베이션 임원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글로벌 경제위기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경제성장의 경착륙,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신흥국 금융 불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중국의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인한 중국 경착륙 위기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는 위기 발생 첫해 경제성장률이 2.9%포인트 하락하고, 이후에도 위기 이전보다 1%포인트 낮은 수준의 저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SK경영경제연구소는 분석했다.
씨티리서치 보고서에서도 중국이 7%대로 성장률이 둔화된 시기 한국 수출의 탄력성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이지만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 제한과 경기 둔화로 한국이 직접적 타격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한국의 총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4%다. 그러나 중국의 가공무역 축소 노력과 수입 감소로 한국의 대중수출은 감소 추세다.
중국에서 총수입 대비 가공무역의 비중은 지난 2000년 41.1%에서 지난해 25.2%로 크게 감소했다. 중국은 지난 2004년 가공무역 금지 품목수를 241개에서 지난해 1871개까지 늘렸다.
중국의 가공무역 수입이 감소하면서 한국의 원자재 수출도 줄었다. 1분기에 대중 원자재 수출은 전년대비 15.2%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5.8% 줄었다.
철강과 섬유관련 가공무역은 지난 2008년부터 2014년 사이 꾸준히 감소했다. 지난 1분기에 가정용 기기와 철강, 섬유 대중 수출은 전년대비 각각 13.3%, 4.3%, 7.9% 감소했다.
여기에 일본의 엔저 공세로 인해 한국의 수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말 123엔 후반대까지 올라 2002년 12월 초 이후 12년 5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원·엔 재정환율은 작년 5월 29일 100엔당 1000.89원에서 1일 현재 895.50원으로 하락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한국의 가격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